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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카드 연체 12.8%…신규 전환은 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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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고지서 옆에 놓인 신용카드와 계산기 / TokenPost.ai

미국 신용카드 잔액 가운데 90일 이상 연체로 기록된 비율이 12.8%까지 올랐지만, 신규 부실이 같은 폭으로 급증했다는 의미로 보기는 어렵다. 기존에 상각된 채무가 신용보고서에 남아 있는 기간이 길어진 영향이 함께 반영됐기 때문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2026년 2분기 가계부채·신용 보고서에서 미국 전체 가계부채가 전분기보다 130억달러 줄어든 18조8000억달러(약 2경5512조원)였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잔액은 210억달러 늘어난 1조2630억달러(약 1714조원), 자동차 대출 잔액은 280억달러 증가한 1조7130억달러(약 2325조원)로 집계됐다. 전체 부채 가운데 일부라도 연체 상태인 비율은 4.7%였다.

논란이 된 12.8%는 2026년 1분기 신용보고서에 남아 있는 90일 이상 연체 잔액의 비중이다. 2022년 3분기 7.6%에서 상승했지만, 해당 수치에는 대출기관이 이미 상각한 채무가 신용보고서에 계속 남아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상각은 대출기관이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채무를 장부에서 제외하는 절차다. 대출기관의 재무제표에서 빠진다고 해서 차주의 채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면 신규 부실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는 달랐다. 뉴욕 연은이 집계한 정상 또는 초기 연체 상태 잔액의 90일 이상 연체 전환율은 2026년 2분기 6.97%였다. 1년 전 6.93%와 비교하면 큰 변화가 없다.

이 수치는 일정 기간 새로 부실화된 채무의 속도를 연율화한 흐름 지표다. 현재 신용카드 보유자의 상환 행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때 활용되며, 신용보고서에 누적된 연체채무 규모를 보여주는 12.8%의 재고 지표와는 측정 대상이 다르다.

뉴욕 연은 연구진은 재고 지표와 흐름 지표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고 설명했다. 재고 지표는 신용보고서에 남아 있는 누적 연체채무를, 흐름 지표는 직전 분기 정상 또는 초기 연체 상태였던 채무가 새로 90일 이상 연체로 이동한 비율을 나타낸다.

두 지표가 벌어진 배경에는 상각채무의 보고기간 변화가 있다. 2004~2012년에는 상각채무 가운데 약 40%만 1년 뒤에도 신용보고서에 남았지만, 2024년에는 그 비율이 80%로 높아졌다. 뉴욕 연은은 상각채무를 제외하면 재고 연체율이 신규 연체 전환율과 대출기관 자료에 가까워진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2008년 이후 최악의 연체 위기'라는 표현은 12.8%라는 재고 지표를 신규 부실 발생 속도와 혼동한 해석에 가깝다. 랜스 로버츠(Lance Roberts)는 9월 25일 글에서 같은 수치를 근거로 소비자 신용 스트레스가 저소득·서브프라임 차주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누적 연체채무를 단순히 측정상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신용보고서에 남은 상각채무는 차주가 여전히 부담할 수 있는 채무이며, 보고기간이 길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상환 부담이 사라졌다고 판단할 수 없다.

미국 개인저축액은 2026년 7월 7120억달러(약 966조원), 개인저축률은 가처분소득의 3.0%였다. 저축 여력이 낮으면 실직이나 지출 증가에 대응할 완충력이 줄어들지만, 저축률만으로 소비 붕괴나 경기침체를 단정할 수는 없다.

뉴욕 연은은 저소득 지역에서 신용점수가 낮거나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의 비중이 고소득 지역보다 높다고 밝혔다. 다만 이 자료가 신용카드 연체율 12.8%의 원인을 직접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고용은 2026년 8월 비농업 부문에서 16만2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1%로 유지됐다. 고용이 유지되는 가운데 신규 신용카드 부실 전환율도 2024년 이후 대체로 안정됐지만, 저소득층의 상환 부담과 누적 상각채무는 별도로 살펴볼 요인이다.

앞서 미국 카드빚과 연체 잔액 비중을 다룬 본지 보도에서도 신용카드 잔액 증가와 가계별 소비 여력의 격차가 함께 제시됐다. 이번 분석은 여기에 신용보고서 기준 재고 연체율과 신규 연체 전환율의 차이를 추가로 보여준다.

뉴욕 연은의 공식 보고서는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의 심각한 연체 전환율이 높은 수준이지만, 2026년 2분기 전환율은 전년 동기와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확인된 수치는 신규 부실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12.8%만으로 신규 부실이 급증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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