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가 수요를 키우는 한편,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은 물가와 재정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0월 7일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개막 연설에서 AI 투자에 따른 수요 확대와 전쟁발 에너지 공급 충격이 세계 경제에 서로 다른 압력을 준다고 진단했다. IMF는 연설문에서 AI 기술 공급망에 연결된 국가가 성장을 뒷받침받는 반면, 에너지 수입국과 취약국은 전쟁 충격에 더 큰 부담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IMF의 2026년 7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는 세계 성장률을 2026년 3.0%, 2027년 3.4%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AI 수요가 세계 기술 가치사슬에 깊이 참여한 국가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반면, 전쟁 충격은 에너지 수입국에 부담을 준다고 분석했다. AI 투자의 성장 효과가 국가별 생산·수출 공급망 참여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확대가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2월 세계정부정상회의 연설에서 AI가 세계 생산성을 연간 최대 0.8%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실현된 성과가 아니라 잠재 효과에 대한 전망이다.
IMF는 같은 연설에서 AI가 전 세계 일자리의 약 40%, 선진국 일자리의 60%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영향’은 업무 보완과 대체를 모두 포함하며, 일자리 감소율을 뜻하지 않는다.
AI 인프라 투자가 수요를 밀어 올리는 동안 에너지 공급 차질은 물가에 별도의 상승 압력을 더할 수 있다. IMF의 7월 전망은 세계 디스인플레이션이 멈췄다고 진단하고 정책 당국에 물가 안정과 재정 여력 회복을 주문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는 흐름은 이어지지만 상승 속도가 둔화하는 현상이다.
IMF·세계은행 연차총회는 10월 방콕에서 열리며, 일정에는 AI와 세계경제를 다루는 공개 세션이 포함됐다. 이번 연설은 새 정책 조치 발표가 아니라 성장·물가·재정 부담이 겹친 세계 경제에 대한 진단이다.

서도윤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