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8개 통화 중 163개 유통…BIS, 발행·폐지 이유도 분석
관할권 독립은 신규 통화 발행 사유의 27.5%로 가장 많았고, 명칭·단위 변경은 폐지 사유의 35.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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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제은행(BIS)이 11월 공개한 워킹페이퍼 ‘Gaining (and losing) currency: a global database of currencies, 1850–2026’는 1850년부터 2026년까지 통화 568개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026년 10월 현재 유통 중인 통화는 163개, 발행이 중단된 통화는 405개다.
BIS는 워킹페이퍼에서 통화별 명칭과 발행 주체, 사용 관할권, 발행·폐지 시점과 사유를 정리했다. 조사 대상은 국가의 권한 아래 발행된 고유한 통화 단위다.
유통 통화 수는 1850년 약 67개에서 1994년 192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26년 163개로 줄었다. 연구진은 유로 도입으로 기존 통화 23개가 대체된 점을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앞선 증가에는 소련 해체 뒤 새로운 국가들이 등장한 일이 영향을 미쳤다.
통화의 관측 수명 중앙값은 33년이다. 전체 568개 중 133개(약 23%)는 10년 미만이었다. 이 수치에는 아직 유통 중인 통화의 현재 나이도 반영돼 있어, 모든 통화가 발행 뒤 33년 안에 폐지됐다는 뜻은 아니다. 별도 생존분석에서는 통화 절반이 발행 후 44년 안에 폐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새 통화가 만들어진 이유로는 관할권의 독립이 156건(27.5%)으로 가장 많았다. 폐지 사유는 명칭·단위 변경이 143건(35.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신뢰도 상실이 79건(19.5%)으로 뒤를 이었다. 발행 사유는 전체 568개, 폐지 사유는 폐지된 405개를 분모로 계산했다.
연구진은 발행과 폐지 사유를 각각 7개 범주로 분류했다. 전쟁·충돌과 통화동맹도 별도 사유로 기록했다. 물가 불안과 명칭 변경처럼 여러 이유가 겹치는 경우에는 정해진 우선순위에 따라 주된 사유를 분류했다.
집계 단위는 지폐나 동전의 종류가 아니라 통화 단위다. 같은 통화 단위를 표시한 여러 은행권은 하나로 묶고, 한 지역에서 서로 다른 단위가 함께 쓰였다면 각각 기록했다. 따라서 통화 수의 증감을 발행 기관 수나 시중 현금 규모 변화로 해석할 수는 없다.
연구진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가상자산,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제외했다. 보고서는 민간 발행 디지털 자산의 등장으로 돈의 성격에 관한 논의가 다시 제기됐다고 언급했지만, 가상자산과 국가 통화의 대체 관계나 가상자산의 가격·시장 규모를 분석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오래된 통화 기록이 최근 기록보다 불완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BIS 워킹페이퍼의 견해는 저자들의 것이며, BIS와 회원 중앙은행의 공식 입장을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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