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게임 원작 콘텐츠에 진심 통했다… 팬과의 신뢰가 흥행 열쇠

할리우드와 게임 산업 간 협업이 최근 몇 년 새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마인크래프트',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폴아웃', '슈퍼 마리오' 같은 대형 IP를 바탕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게임 원작 콘텐츠의 중요성과 가능성이 다시금 spotlight를 받고 있다.

2025년 게임즈비트 서밋에서 열린 '할리우드와 게임' 패널에서는 이러한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진정성***과 ***팬덤에 대한 신뢰***를 꼽았다. 바오밥 스튜디오의 모린 팬(Maureen Fan) 대표는 “성공한 게임 원작 영화는 모두 원작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대형 프로젝트에서 개발자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팬들의 반응과 기대를 확인해 간다고 밝혔다. 이런 접근은 단순히 피드백을 받는 수준이 아니라, 원작 세계관과 감성을 정확히 재현해 콘텐츠의 생명력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팬은 또한 제작진의 문화적 배경이 다를수록 이 같은 소통이 더 중요하다고도 전했다. 그는 “내 공동 창업자는 '마다가스카', 공동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는 '모아나'를 제작했다. 그들이 처음에는 팬 의견보다 제작 의도를 중시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사용자 데이터를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특히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 기획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라는 설명이다.

이번 패널에 함께한 알콘 인터랙티브의 조지 콜린스(George Collins) 사장은 연출진과 작가진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단순히 IP만 있다고 좋은 콘텐츠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그레타 거윅이 '바비'를, 필 로드와 크리스토퍼 밀러가 '레고 무비'를 맡은 것처럼, 기존 관점을 깨는 창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사례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나 '그랜드 테프트 오토(Grand Theft Auto)'같은 초대형 게임 IP는 여전히 영화화되지 못하고 있다. 스카이댄스 인터랙티브의 댄 프리그(Dan Prigg)는 “GTA는 라이선스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 수준”이라며 “여기에 영화 제작 퀄리티까지 감안하면 투자자는 리스크를 더 민감하게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콜린스는 '콜 오브 듀티' 영화화 논의는 과거에 진행된 적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예산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스토리와 연출자***라고 강조했다. “괜찮은 감독과 각본가가 있어야 의미 있는 극영화나 시리즈가 나온다. 그런 인물을 찾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경고도 제시됐다. 게임 원작 콘텐츠가 잘못 제작될 경우, 단지 영화 실패로 끝나지 않고 원작 게임의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까지도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린 팬은 과거 팜빌(FarmVille)의 인기에 힘입어 TV쇼화를 제안받았던 사례를 소개하며, “콘텐츠 실패가 기존 수익 구조를 무너뜨리고 이용자 신뢰까지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P 소유자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감독과 각본이 확보될 때만’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이유다.

결국 게임 원작 영화가 진정한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본력보다 창작자와 팬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진정성이 관건이라는 교훈이 명확해졌다. 할리우드는 이제 단순히 IP에만 의존하는 전략을 넘어서, 팬과 원작의 본질을 존중하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