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 경신과 함께 전 세계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디파이 연구업체 CCDat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전체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26.9조 달러(약 3경 7,000조 원)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급증은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세에 적극적으로 베팅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 규모는 지난 6월 30일 기준 343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전 분기 대비 27.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BTC 미결제약정 규모는 처음으로 10%를 돌파하며 전통 금융권의 암호화폐 파생상품 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옵션 시장도 활황… 콜옵션 선호 뚜렷
선물뿐 아니라 옵션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거래가 활발했다. 비트코인 옵션 미결제약정은 2분기 말 기준 184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7.7% 증가했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콜옵션(매수 권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으며, 이는 상승장에 대한 강한 기대 심리를 반영한다.
이더리움 옵션 시장도 뒤를 잇고 있다. ETH 옵션 미결제약정은 67억 달러로 17.6% 증가했다. 다만 이더리움의 파생상품 시장은 전체 시장의 10% 수준에 머물러, 여전히 비트코인 중심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낸스, 여전히 시장 지배… 코인베이스·CME 급성장
거래소별 점유율을 보면, 바이낸스가 여전히 압도적인 47.6%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 기관 시장을 타깃으로 한 코인베이스와 CME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코인베이스는 2분기 옵션 거래량 기준 전 분기 대비 61.7% 성장했으며, CME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이 37.5% 증가하며 전통 금융권의 수요 확대를 입증했다.
"ETF 승인 이후 진입한 자금이 파생상품 시장까지 확대"
CCData는 이번 보고서에서 “1분기 현물 ETF 승인으로 유입된 기관 자금이 점차 파생상품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파생상품은 자금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기관들은 현물 외에도 레버리지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매크로 흐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ETF 자금 유입, 2025년 반감기 등 굵직한 모멘텀들이 맞물리며 파생상품 시장의 흐름을 결정지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