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엔 보상, 실패엔 책임… 스타트업 성장을 이끄는 '변동 보상' 전략

스타트업이 갈수록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실적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고정 급여 중심의 보상 시스템은 조직 전반의 성장 추구와 엇나가는 경우가 많다. 매출 성장을 책임지는 영업팀 외에 다른 부서는 늘어난 매출과 이익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가 여전히 보편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의 전 부서를 하나의 목표로 묶는 수단으로 ‘변동 보상’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스페인계 재무 분석 플랫폼 회사 아바쿰(Abacum)의 공동 창업자 훌리오 마르티네스(Julio Martínez)는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에게 순환매출(ARR) 달성에 연동된 보너스를 연계했다”며 초반 반발과 이후 성과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당초에는 무리한 제안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6개월 후 돌아온 피드백은 완전히 달랐다. 마르티네스는 “성과 지향 문화로의 전환이 가능했던 계기”라고 말했다.

아바쿰은 전사적으로 'Net New ARR'이란 하나의 핵심 지표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금융팀만의 지표가 아닌 제품, 엔지니어링, 고객 성공 등 모든 팀에게 공통된 북극성 역할을 한다. 단일 기준을 중심으로 조직의 목표를 통합하면 팀간 칸막이를 허물고 공동의 결과를 의식하는 문화를 확산시킨다.

보상 자체도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충분히 높게 책정돼야 한다. 아바쿰은 전 직원에게 약 20% 수준의 변동 보상을 제공하며, 단순히 업무를 마쳤다는 이유가 아니라 회사의 성장에 직결되는 결과를 낸 구성원에게 확실한 보상을 안긴다. 작지만 상징적인 인센티브보다 실질적인 동기부여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성과가 뛰어난 팀에게는 제한 없이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도 핵심이다. 목표를 초과달성할수록 보너스는 커지고, 그 성과는 조직 전체의 에너지로 확산된다. 마르티네스는 “잘했을 때 포상해야 다음번에도 도전한다”며, 성과 달성에 따른 경제적 보상이 팀 전체의 몰입도를 높인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조직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는 분명한 책임이 따른다. 아바쿰은 “실패했을 때도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은 실질적인 동기부여가 될 수 없다”고 말하며, 이때는 팀 전원이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 전략을 다듬는 기회를 삼는다. 실패 역시 학습과 성장의 과정으로 활용하지만, 그에 따른 손실 또한 무시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변동 보상은 단순한 인센티브를 넘어 조직 구성원들의 '주인의식'을 이끌어내는 도구로 작용한다. 자신의 직무 단위가 아닌, 사업 결과 단위로 사고하는 문화를 만든다. 단순히 일한 시간이나 책임 범위가 아닌, 실질적인 성과로 평가받는 구조인 것이다. 단위 팀의 고립을 방지하고, 실패와 성공 모두를 조직 전체가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점이 바로 이 모델의 강점이다.

마르티네스는 이 구조를 “성과는 말이 아니라 돈으로 말하라”는 철학 아래 구현하고 있다. 실적 기반의 보상 구조는 팀원들의 목표 설정을 명확히 하고, 개인 역량보다 결과 중심의 사고를 유도하며, 진짜 스타트업다운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즉, 이윤을 공유하는 문화가 있는 팀은 진짜로 한 방향을 향해 노를 젓는다. 스타트업 운영자라면, 이 구조를 망설이기보단 제대로 설계하고 정착시킬 방법을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