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선 의원을 지낸 한국보험연구원 원장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기축 통화 전쟁에서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9월 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KBW2025: IMPACT'에서 '한국 암호화폐 규제: 전직 국회의원의 시각'의 제목의 대담이 진행됐다. 패널토론은 김종승(조나단 김) 엑스크립톤 창업자 겸 CEO가 사회를 맡았으며, 하태경 한국보험연구원 원장이 자리했다.
하태경 한국보험연구원 원장은 "현장에 와보니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미래가 밝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지정학적 관점에서 "디지털 기축 통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달러 스테이블코인 제국주의가 전 세계를 장악하는 큰 흐름이고 주권국가들은 이를 방어하면서 자국 경제를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원장은 "중국은 이미 CBDC를 발행해 거래할 경우 4%를 얹어주는 방식으로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며 "순수익이 4% 증가하기 때문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는데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반 국민은 크립토 선진 국민인데 국가가 뒤처지고 있다"며 "OECD 국가 중 개인은 거래할 수 있는데 기관은 거래할 수 없는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5000 시대가 가능하려면 자산운용사와 기관이 비트코인을 매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보험연구원 원장으로서 디지털자산과 보험 산업의 결합 가능성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보험사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비트코인 변액보험이나 종신보험 같은 상품에 관심을 갖지만 현재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비트코인은 진폭은 크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기 때문에 이를 보험과 결합시키면 젊은 층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더리움과 보험을 연결하는 방안도 주목받고 있다"며 "보험 설계 없는 스마트 지수 보험처럼 특정 조건이 맞으면 보험금이 자동 지급되는 형태가 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하철 연착 시 실시간 택시비 지급 등 스마트 컨트랙트와 결합한 보험 상품이 가능하다면서 "디지털 자산 결합을 통해 기존 보험의 발상을 뒤엎는 새로운 유형이 등장하고 디지털 보험이 꽃을 피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 원장은 금융교육의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AI 학습뿐 아니라 크립토 학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립토로 자산을 형성하고 나머지 시간에 삶을 꾸려가는 시대가 와야 한다며 "노동의 시대에서 투자와 자아실현의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 크립토 투자자는 대한민국이 1등이라는 점은 다행이지만 문제는 투기식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크립토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한국보험연구원에서 개설한 크립토 강좌는 5분 만에 마감돼 400명이 참석했다며 이러한 수요가 확인된 만큼 전국적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보험연수원의 새로운 시도로 "런투언 코인 기반의 사내 벤처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교육기관이니만큼 교육 이수자에게 상장 코인을 지급하고, 우수자에게 코인을 협찬하는 구조로 운영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 원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국가 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에 이어 2등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국가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중국은 빠르지만 자본 자율화가 없어 불가능하다"며 "정책만 잘 세우면 한국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한국 코인 거래소는 외국인이 거래하지 못하지만, 이를 허용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할 수 있게 하면 외국 자본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증권거래소도 정부 의지에 따라 STO 거래소로 전환될 수 있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류 비즈니스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하고 관광객에게 200만 원 상당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공하면 더 많은 소비를 이끌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국내 노동자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급여를 받고 싶어하는데, 일부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하는 정책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 원장은 "오프라인에서는 원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 없지만 디지털자산 영역에서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글로벌 TOP2로 올라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코스피 토큰화는 기술적·정책적으로 준비가 끝났고 의지만 남았다"며 "STO 제도가 통과되면 변화는 매우 빠르게 일어날 것인 만큼 관련해 시민단체가 만들어져 정부를 감시하고 재촉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하 원장은 크립토와 AI의 결합 가능성에 대해 "크립토는 단순한 툴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AI만 보면 세상은 양극화될 수 있지만 크립토가 결합되면 데이터 기여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수익 공유 경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 학습에 쓰이는 데이터에 대해 기여자 보상을 토큰 이코노미와 연결하면 국민 모두가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면서 "이는 자본주의를 조금 더 평등하게 만드는 새로운 시민 수익 공유 경제로 발전할 수 있고, 결국 크립토 이상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5: IMPACT(KBW2025: IMPACT)'가 9월 23~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진행 중이다. 팩트블록이 주최하고 빗썸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글로벌 규제 기관, 주요 블록체인 기업, 금융사 및 투자자들이 참여해 디지털 자산과 금융·기술 산업의 주요 의제를 다룬다.
올해 KBW2025: IMPACT에서는 '워싱턴과 서울의 만남, 가상자산과 AI의 융합(Where Washington Meets Seoul, and Crypto Meets AI)'을 메인 슬로건으로 내걸고 글로벌 규제, 인공지능(AI), 실물자산 토큰화(RWA), 기관 금융과 블록체인의 교차점을 주제로 다양한 세션이 진행된다. 행사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 백악관 디지털자산위원회,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테더·서클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 국내 주요 정당과 시중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해 산업 변화와 전망을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