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콘텐츠를 검색하고, API를 호출하며, 결제까지 스스로 수행하는 웹 환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웹 결제 프로토콜 ‘x402’와 OpenAI의 AI 브라우저 ‘Atlas’가 있다.

‘x402’는 기존에 사실상 사용되지 않았던 HTTP 응답 코드 402(Payment Required)를 웹 결제 흐름에 재도입한 프로토콜이다. 서버가 유료 리소스 요청에 402 응답을 보내면, 클라이언트—AI 또는 프로그램—가 지갑 정보를 활용해 스테이블코인(예: USDC)으로 자동 결제를 수행하고, 결제 완료 후 200 OK 응답을 받는 구조다. 기존 API 키, 세션, 카드 입력 없이 AI가 직접 결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자율 에이전트 기반 마이크로페이먼트 인프라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x402 확산…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진입

x402는 올해 5월 코인베이스가 처음 공개했으며, 9월에는 클라우드플레어와 공동으로 ‘x402 재단’을 출범시켰다. 이어 10월에는 구글의 ‘AP2’, 비자의 ‘TAP’ 등 주요 결제 네트워크들이 에이전트 중심 결제 규칙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표준 경쟁이 시작됐다.

실제 적용도 확산 중이다. 클라우드플레어는 x402 연동 SDK와 테스트넷을 제공하고 있으며, 코인베이스는 AI가 API 호출과 결제를 연속 처리하는 흐름을 시연했다. Circle은 AP2와 연동해 체인 추상화와 대량 배칭 결제 솔루션을 실험 중이다. Pinata는 IPFS 기반 ‘파일당 결제’, Heurist AI는 ‘쿼리당 과금’, Kite AI는 결제 최적화 Layer1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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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 ‘Atlas’ 브라우저…AI 결제 UX의 본격화

이와 동시에 OpenAI는 지난 10월 21일, macOS용 AI 브라우저 ‘Atlas’를 공식 출시했다. Atlas는 ChatGPT 어시스턴트를 브라우저에 내장해 웹페이지 요약, 분석, 비교는 물론, ‘에이전트 모드’를 통해 결제, 예약, 양식 작성 등을 AI가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업계는 Atlas의 등장을 “AI가 콘텐츠 탐색부터 요청·결제까지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웹 환경의 시작”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x402와 같은 자동 결제 프로토콜과의 결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과제는 체인 성능과 신뢰 인프라

현재 x402는 코인베이스의 Base 체인 중심으로 사용되며, 온체인 지표는 실시간으로 변동 중이다. 다만 결제 처리 속도, 수수료 부담, 멀티체인 호환성 등은 실사용 확장의 병목 요소로 꼽힌다.

이에 대해 Circle은 요청 배칭과 멀티체인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TAP·AP2 등은 에이전트 인증·등록·서명 표준화를 통해 신뢰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또, 에이전트가 지갑을 직접 다루는 구조에서 오는 보안·환불·프라이버시 이슈도 남은 과제로 지적된다.

“브라우저가 지갑, AI가 유저”…웹 경제의 구조 변화

전문가들은 x402와 같은 자동 결제 프로토콜이 기존 광고·구독 중심 웹 수익 모델을 넘어서, API·데이터·콘텐츠 단위의 미세 과금(micro-payment)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본다. AI가 직접 요청하고, 소비하며, 비용을 지불하는 사용자이자 고객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구조다.

업계는 향후 x402, AP2, TAP 등의 프로토콜이 상호보완적인 ‘결제 스택’으로 발전하면서, 회계·환불·소비자 보호까지 포함하는 AI 결제 표준 생태계가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OpenAI Atlas의 출시는 이 결제 흐름이 브라우저 수준까지 자연스럽게 통합되고 있다는 증거로 평가된다.

“브라우저가 곧 에이전트 런타임이 되고, 결제가 웹의 기본 내장 기능이 되는 구조가 마침내 실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