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행사인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6(KBW2026)이 30일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팩트블록이 주최하고 업비트가 프레젠팅 파트너로 참여한 'KBW2026'의 메인 컨퍼런스가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진행된다.
2018년 출범 이후 8년째 전 세계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를 한자리에 모아온 KBW는 올해도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과 투자자, 정책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관금융과 스테이블코인, AI, 토큰화, 차세대 금융 인프라까지 한층 넓어진 의제를 다룬다.
이날 오전 박위익 팩트블록 대표와 오경석 업비트 대표가 무대에 올라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향후 방향과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변화를 짚었다.
박위익 팩트블록 대표는 KBW가 만남의 장이 되는 연례 행사를 넘어 기관·정책·기술을 연결하고 실제 사업 협력까지 이어주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2018년 팩트블록은 한국의 가능성과 세계의 혁신이 만나면 새로운 일이 일어난다는 믿음에서 KBW를 시작했다"며 "기술이 혼자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날 때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만남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때까지 함께하는 것이 KBW와 팩트블록의 다음 역할"이라며 "디지털자산 산업 앞에 기관, 규칙, 인공지능(AI)이라는 세 가지 문이 동시에 열리고 있는 지금이 그 역할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시장 성장을 이끌어온 리테일 이용자와 개발자 위에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결제기업, 실물경제 기업 등 전통 금융과 산업계가 합류하면서 시장의 질문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엇을 사고팔 것인가'에서 토큰화 자산에 담길 권리와 보유·이전 조건, 대금 결제와 자산 보관, 책임 소재까지 시장이 답해야 할 질문이 확장됐다고 짚었다. 박 대표는 "이 질문에 혼자 답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며 기술기업과 금융기관, 법률·회계 전문가, 인프라 사업자가 함께 논의해야 다음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관의 시장 진입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축으로는 규제를 꼽았다. 미국과 유럽,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관련 제도가 구체화되고 있으며 한국 역시 토큰증권 제도와 금융당국의 토큰화 정책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규칙이 분명해질 때 기관은 검토에서 결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시장을 움직이는 데 기술과 자본뿐 아니라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이 이러한 변화를 연결하는 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역동적인 디지털자산 시장과 금융기관, 개발 인력을 갖춘 데 이어 제도적 기반까지 갖춰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제도가 시장의 기반을 놓는다면 실제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협력이라며 KBW가 기술 개발자와 도입을 결정하는 기업, 금융기관, 정책 담당자를 한 테이블에 모으는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AI와 웹3의 결합도 KBW의 핵심 의제로 확대한다. 박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기업을 대신해 서비스를 선택하고 정해진 예산 안에서 비용을 지급하는 환경이 가까워지면서 누가 AI에 권한을 줬는지, 무엇을 근거로 판단했는지, 그 기록을 어떻게 검증하고 사람이 언제 개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봤다. 이 같은 신원과 권한, 기록 검증은 웹3 업계가 오랫동안 질문해온 문제라며 "AI 시대에 웹3는 신뢰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팩트블록은 내년 KBW부터 AI와 웹3의 융합을 행사 중심 의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첫 단계로 'AI 월드'를 마련해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권한, 기록 검증, 결제 등 AI와 웹3가 맞닿는 영역을 개발자와 연구자, 금융기관, 기업이 함께 검증하는 장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행사 이후에도 협력이 이어지도록 지원 체계도 강화한다. 기관 간 정기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토큰화 자산의 발행·유통·보관·정산, 기관용 온체인 인프라 등 실제 사업과 맞닿은 의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협력 의사가 확인된 기업에는 활용 사례 발굴과 파트너 연결, 공동 검증과 개념검증(POC)까지 지원한다.
박 대표는 "KBW가 끝난 뒤에도 대화가 이어지고 몇 달 뒤 실제 진전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1년에 한 번 열리는 행사를 넘어 1년 내내 가치를 만드는 생태계 빌더로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 시작된 협력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새로운 기술이 믿을 수 있는 서비스로 이어질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규제는 비용 아닌 수출 역량"...두나무, 한국의 글로벌 온체인 금융 전략 제시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질서에 도전하는 기술에서 기존 금융을 움직이는 새로운 인프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 금융질서에 도전하며 등장한 블록체인이 이제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가 움직이는 새로운 길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를 "블록체인의 역설"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누가 새로운 금융의 길을 만들고 기준을 먼저 정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달러로 경쟁력을 가졌던 미국이 블록체인 표준 경쟁에서도 앞서가고 있다면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확대되면서 준비자산인 달러와 미국 국채 수요가 커지고 온체인 자금이 다시 미국 금융시장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마스터카드의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 JP모건의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적용, 로빈후드의 토큰화·자체 블록체인 확장, 코인베이스의 주식·파생상품·결제·대출 진출 등을 언급하며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구분이 점점 희미해지고 하나의 글로벌 온체인 시장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오 대표는 "시장은 사람이 모이고 돈이 흐르는 곳에서 만들어진다"며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기업이 다음 시대의 표준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한국의 과제는 경쟁력 있는 국내 시장을 글로벌 온체인 시장과 연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이를 위해 '접근성, 연결성, 수출 가능성'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첫째 접근성은 세계 자본과 기업이 안심하고 들어올 수 있도록 잘 규율된 시장과 예측 가능한 진입 경로를 마련하는 것이다. 둘째 연결성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자금과 자산이 원화와 자유롭게 연결돼 결제와 투자, 기업 자금관리 등 실제 금융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수출 가능성은 국내에서 축적한 규제 대응 경험과 기술, 인프라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오 대표는 "규제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수출할 수 있는 공용 역량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무 역시 거래소를 넘어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오 대표는 "업비트는 한국 1위라는 현재의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며 개인 중심의 디지털자산 거래에서 법인과 기관으로 고객을 확대하고, 커스터디와 온오프램프, 오픈 API, 스테이킹, AI 기반 온체인 추적 등으로 기능을 확장해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략은 두 가지 '연결'로 정리했다. 첫 번째는 웹3와 웹2의 연결이다. 두나무의 디지털자산·웹3 역량과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핀테크 역량, 네이버의 AI·IT 인프라를 결합해 기존 사용자·결제 플랫폼과 웹3 금융 인프라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는 한국 금융과 글로벌 온체인의 연결이다. 오 대표는 거래와 보관, 신원확인, 자산 이동, 트래블룰, 이상거래 탐지, 개인정보 보호, 온체인 연결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은행과 증권사, 결제기업, 핀테크 등이 활용할 수 있는 공통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금융질서에 도전하며 등장했던 블록체인이 이제는 기존 금융이 활용하는 새로운 인프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며 업비트가 거래소에서 쌓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KBW에는 톰 리 비트마인 회장,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공동창업자, 조셉 루빈 이더리움 공동창업자, 마이크 벨시 비트고 공동창업자 등 글로벌 디지털자산 업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연사로 참여한다. 이틀간 기관금융과 스테이블코인, AI, 토큰화, 차세대 블록체인 인프라 등 디지털자산 산업의 주요 변화를 폭넓게 다룬다.

하이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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