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노동자들이 2023년 10월 시작한 테슬라 상대 파업을 2년 10개월 만에 접기로 하면서, 북유럽식 노사관계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단체협약 체계가 글로벌 기업의 무노조 경영 전략과 충돌한 사건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스웨덴 금속노조 IF메탈은 13일(현지시간) 테슬라가 파업 참가자들을 사실상 개별적으로 포섭해 분규의 실효성을 약화시켰다며, 오는 19일부터 모든 투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단체협약 체결이라는 당초 목표를 이루지 못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장기 파업 과정에서 사측이 전통적인 스웨덴 노사관계 관행을 흔들었다고 비판했다. IF메탈 교섭 담당자 시몬 페테르손은 테슬라가 안정적인 노동조건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보다 조합원 이탈을 유도하는 쪽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파업은 2023년 10월 27일 스웨덴 내 테슬라 수리점 10곳의 정비사 100여명이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이후 항만 노동자들이 테슬라 차량 하역을 거부하고, 우편 노동자들이 번호판 배송을 거부하는 등 다른 산별노조로 연대 행동이 확산했다. 스웨덴에서는 법률보다 노사 간 단체협약이 임금과 근로조건을 폭넓게 정하는 경우가 많아, 특정 기업의 협약 거부는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 노동시장 질서 전반의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테슬라는 끝내 단체협약 체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는 스웨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대체 인력을 활용하면서 대응했고, 정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2025년 9월 공식적으로 무산됐다. 노조는 파업이 길어지자 올해 들어 일부 조합원을 업무에 복귀시키는 방식으로 압박 수위를 조절했지만, 사측이 이들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도 있었다. 테슬라가 파업 참가자들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웨덴노동조합연맹 LO는 참가자가 줄어든 이상 파업을 지속하기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단체협약 체결 실패라는 한계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안은 테슬라의 일관된 무노조 경영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만명 넘는 직원을 둔 테슬라는 노조 가입 없이도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고, 유럽 유일의 차량 생산기지가 있는 독일에서도 금속노조 IG메탈과 노사 분규와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스웨덴 파업 종료는 개별 국가의 강한 노조 전통만으로는 초국적 기업의 인사·노무 전략을 바꾸기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유럽 각국에서 단체협약 적용 방식과 글로벌 기업 규율 수단을 둘러싼 논의를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