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7월 31일 하루에 20% 넘게 급반등했지만, 증권업계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여전히 현재 주가의 거의 두 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사흘 연속 급락으로 주가가 워낙 크게 밀린 데다, 그 과정에서 여러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음에도 반등 폭이 이를 단번에 따라잡지 못한 결과다.
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26만2천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최근 1개월간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51만4천545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주가보다 96% 높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주 종가가 171만8천원이었는데, 최근 1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337만1천538원으로 역시 괴리율이 96%에 달했다. 목표주가는 통상 증권사가 기업의 실적 전망과 업황, 경쟁 환경을 반영해 제시하는 적정 주가인데, 이 수치와 실제 주가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시장이 단기적으로 큰 불안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괴리는 최근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우려가 한꺼번에 쏟아진 데서 비롯됐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이른바 피크아웃 우려가 이어졌고, 여기에 중국의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 소식, 중국 창신메모리의 상하이 증시 상장,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그 결과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연속 큰 폭의 하락장이 이어졌고, 증권사들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낮췄다. 미래에셋증권은 7월 29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SK하이닉스를 42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각각 33% 내렸고, 신한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두 종목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다만 증권가의 해석이 모두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인 매수를 유지했고, 장기공급계약 목표 물량과 자사주 매입 기대가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낮추면서도 투자의견은 오히려 매수로 올렸고, 2027년부터 2028년까지 고대역폭메모리 실적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평가가치가 매력적인 구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주 사실상 유일하게 두 종목의 목표주가를 모두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65만원, SK하이닉스는 470만원을 제시하며 단기 변동성보다 펀더멘털, 즉 기초 체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BNK투자증권은 수요 증가세가 정점을 통과한 상황에서 경쟁적인 설비 확대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공급과잉 가능성을 경계했다.
해외 시장의 시선도 엇갈렸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미국예탁주식은 현지시간 7월 31일 143.73달러로 3.54% 하락 마감했다. 미국예탁주식 1주는 한국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환산한 가격은 국내 본주 종가보다 약 21% 높은 수준이다. 장 초반에는 국내 주가 급등을 반영해 9%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일본 키옥시아의 부진한 실적과 전망이 나오면서 낸드 가격 상승세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반도체주는 실적 기대와 업황 둔화 우려가 서로 맞서는 국면에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당분간 큰 변동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주가가 증권사 목표주가에 얼마나 가까워질지는 메모리 가격 흐름, 중국 경쟁사의 증설 속도, 그리고 주요 기업들의 다음 분기 실적이 가를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