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1일 하루 만에 1,000포인트 넘게 치솟으며 사상 최대 상승폭과 상승률을 동시에 새로 썼다. 지수 급등은 외국인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로 한꺼번에 몰린 영향이 컸고, 그 과정에서 시가총액 회복과 거래제한 장치 발동, 주요 종목의 글로벌 위상 변화까지 여러 기록이 함께 나왔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 17.91% 오른 6,595.4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하루에 1,000포인트 이상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상승률도 사상 최고치다. 코스피200 선물지수 역시 18.79% 급등해 상한가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랐다. 시장의 매수세가 워낙 강해 개장 직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선물이나 현물 가격이 급변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멈춰 과열을 진정시키는 장치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4번째, 코스닥시장에서는 28번째 사이드카였다.
시가총액도 빠르게 불어났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5천445조1천937억원으로 집계돼 4거래일 만에 다시 5천조원을 넘어섰다. 불과 이번 주 초만 해도 코스피 시가총액은 5천534조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30일에는 4천611조원까지 줄어든 상태였다. 이번 반등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지수 비중이 큰 대표 종목이 한꺼번에 치솟으면서 시장 전체 몸집을 되돌려 놓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수급을 보면 이날 장세는 외국인이 사실상 주도했다. 장 마감 시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을 합산하면 외국인은 8조7천70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매수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3조5천883억원, 삼성전자를 2조1천30억원 순매수했는데, 두 종목이 각각 순매수 1위와 2위였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10조3천834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역대 최대 규모의 매도를 나타냈다. 통상 급등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대형주를 끌어올리고, 개인은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 함께 나타나는데 이날도 비슷한 구도가 전개됐다.
지수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표주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26.81% 오른 26만2천500원,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9.95% 오른 171만8천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특히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상한가에 도달했다. 두 종목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종가 기준 51.22%로, 코스피 전체 방향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가 급등으로 다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미국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은 이날 오후 3시 44분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1조2천120억 달러로 집계했다.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는 12위로 전 거래일보다 두 계단 올랐고, 에스케이하이닉스도 8천494억 달러로 18위에 올라 역시 두 계단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외국인 자금의 방향과 반도체 업황 기대가 유지되느냐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간 급등 뒤에는 변동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다음 움직임을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