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1.25%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상이 이뤄지면 일본 기준금리는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에 도달한다.
CNBC는 9월 9~14일 경제학자와 애널리스트 1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약 89%가 일본은행의 25bp 인상을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응답자들은 높은 물가와 임금 상승, 미국 정부의 압박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는 17~18일 열린다. 일본은행은 18일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회의 주요 의견은 10월 1일 공개할 예정이다.
일본은행 공식 일정상 9월 회의 의사록은 11월 5일 공개된다. 정책 결정 이후 금리 인상 여부와 향후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일정도 순차적으로 잡혀 있다.
이번 인상은 일본은행이 2024년 3월 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뒤 유지해 온 금리 조정 간격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일본은행은 지금까지 대체로 6개월 간격으로 금리를 조정했으며, 직전 인상은 6월에 단행했다.
CNBC 설문에서 인상 전망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일본의 물가와 임금 흐름이 제시됐다. 일본의 7월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은 1.9%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고, 실질임금은 2.4% 올라 7개월 연속 상승했다.
7월 물가 상승에는 에너지 비용이 영향을 줬으며, CNBC는 이란 전쟁을 배경으로 지목했다. 물가와 임금이 함께 오르면서 일본은행이 추가 긴축을 검토할 여지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의 발언도 금리 전망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거론됐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달 초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에게 '결정적인 시장·통화 조치'를 요구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시키고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을 피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정책 결정이 물가뿐 아니라 엔화 변동성과도 맞물려 있다는 의미다.
다카히데 키우치(Takahide Kiuchi) 노무라종합연구소 이그제큐티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막을 수 있는 정치적 움직임을 차단했다”며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진행할 자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의 움직임이 일본은행의 정책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CNBC는 일본은행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회의의 인상 폭과 이후 조정 속도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제스퍼 콜(Jesper Koll) Monex Group 엑스퍼트 디렉터는 한 번에 50bp를 올린 뒤 추가 조정을 하지 않는 '한 번으로 끝내는'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카를로스 카사노바(Carlos Casanova) UBP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사노바는 “데이터가 아직 정책 체제의 전환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며 빠른 인상 속도를 정당화할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을 둘러싼 긴장과 유가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엔화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약 61%가 향후 한 달 동안 달러당 155~160엔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호민 리(Homin Lee) 롬바르드 오디에르 선임 거시전략가는 일본은행의 매파적 전환이 엔화가 달러당 160엔보다 약세로 내려가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리 전략가는 달러당 150엔 아래로 빠르게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도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이 지나치게 빠른 엔화 강세에 반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은행의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일정과 금리 경로를 다룬 본지 보도에서도 시장가격과 일본은행의 공식 결정은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 제시됐다. 이번에도 설문 결과는 전망일 뿐 실제 금리와 향후 정책 경로는 18일 회의 결과와 이후 공개 자료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