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년 만기 국채 평균 낙찰금리가 3.856%로 오르며 장기금리 상승세가 이어졌다. 입찰 수요는 유지됐지만 일본은행 정책 변화와 엔화 강세가 겹칠 경우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일본 재무성은 15일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평균 낙찰금리 3.85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698%보다 0.158%포인트 상승했으며 최고 낙찰금리는 3.869%였다.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것은 아니다. 경쟁입찰 응찰배율은 4.01배로 지난달 3.98배보다 높아졌고, 최고 낙찰금리와 평균 낙찰금리의 차이도 0.015%포인트에서 0.013%포인트로 줄었다.
다만 투자자들이 일본 장기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 흐름은 나타났다. 금리 상승 폭은 입찰 수요 붕괴보다 장기채 가격과 수익률에 대한 재평가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이번 금리는 일본은행이 8월 실시한 채권시장 설문조사에서 제시된 9월 말 20년물 금리 전망 중앙값 3.70%를 웃돌았다. 상위 25% 전망치인 3.75%도 넘어섰다.
시장 예상보다 장기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과 금융기관의 채권 보유 부담이 함께 주목받는다. 일본은행의 4월 금융시스템 보고서는 금융시스템 전체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금리 상승에 따른 엔화 채권 평가손실 확대를 지적했다.
보고서는 은행들이 엔화 채권 보유액과 듀레이션을 줄여 손실 흡수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금리 상승이 금융기관의 평가손실과 자금 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가 금리 움직임에 달려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비트코인이나 미국 기술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다. 엔화 금리와 환율이 동시에 움직이면 차입 비용과 상환 부담이 커져 레버리지 포지션을 줄이려는 거래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통화 긴축 기대와 함께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달러나 원화로 환산한 엔화 차입금의 상환 부담이 커진다. 이 경우 주식과 가상자산처럼 유동성에 민감한 자산에 매도 압력이 번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20년물 장기금리 상승만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나 비트코인의 즉각적인 하락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장기금리는 단기 차입금리에 바로 영향을 주지 않으며, 입찰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즉각적인 청산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크립토슬레이트는 “20년물 국채금리 상승 자체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비트코인에는 일본은행 정책과 엔화 움직임이 일본의 금리 재평가를 여러 자산에 걸친 포지션 조정으로 전환시키는지가 핵심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에도 엔 캐리 트레이드의 방향이 위험자산 전반의 유동성 흐름과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엔화 약세와 낮은 변동성이 유지되면 거래가 이어질 수 있지만, 엔화가 빠르게 강세로 전환하면 포지션 축소 압력이 커지는 구조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일본 장기금리는 단순한 일본 채권시장 지표에 그치지 않는다. 엔화 조달 비용과 환율이 달러 표시 자산의 원화 환산 수익률, 글로벌 위험자산의 유동성에 함께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국채 입찰 결과만으로 비트코인 가격 방향을 판단할 수는 없다. 일본은행의 정책 결정, 엔화 움직임, 단기 차입금리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레버리지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일본은행은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일본은행 공식 일정에 따르면 우에다 가즈오 총재 기자회견은 18일 오후 3시 30분으로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