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미국 휘발유 소매업체에 가격을 갤런당 2.50달러(약 3600원)로 낮추라고 요구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미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 안팎에 머물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9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휘발유 소매업체들이 가격을 “즉시(IMMEDIATELY)” 내려야 한다고 적었다. 목표 가격으로는 갤런당 2.50달러를 제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4일 대형 석유회사들이 원유 매입 비용 하락분을 주유소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법무부에 즉각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본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회사 가격 인하 요구와 원유·소매가격 간 시차를 전한 바 있다.
7월 27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전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228달러(약 6093원)로 6월 29일의 3.964달러(약 5712원)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캘리포니아 평균 가격도 5.356달러(약 7718원)에서 5.604달러(약 8075원)로 올랐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8월 3일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4.095달러(약 5901원)로 집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목표 가격보다 1.595달러 높다.
원유 가격은 소매 휘발유 가격보다 먼저 하락했다. 마켓워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이 6.9% 내린 배럴당 78.85달러(약 11만3623원), 브렌트유 10월물이 5.7% 하락한 82.91달러(약 11만9473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AP는 브렌트유가 4.9% 내린 배럴당 83.65달러(약 12만540원)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을 보류하겠다고 밝히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국제유가가 하루 5% 안팎 하락해 미국 원유 가격이 80달러 안팎으로 내려온 흐름과 달리 미국 소매 휘발유 가격은 즉각 같은 폭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원유 매입부터 정제와 운송, 재고 소진을 거쳐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베서니 윌리엄스(Bethany Williams) 미국석유협회(API) 대변인은 S&P글로벌(S&P Global)에 “휘발유 가격은 원유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과 정제, 재고 문제가 여전히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S&P글로벌은 6월 23일 뉴욕항 RBOB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969달러(약 4278원)로 6월 17일보다 2% 올랐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데이티드 브렌트유는 6.1% 내린 배럴당 75.39달러(약 10만8637원)를 기록했다.
패트릭 드한(Patrick De Haan) 가스버디(GasBuddy) 애널리스트는 일부 편의점과 주유소 사업자의 마진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 사업자가 반드시 대형 석유회사 소유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해 원유 생산업체와 소매업체의 책임을 구분했다.
이번 가격 인하 요구가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줬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원유와 휘발유 가격의 움직임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기대를 통해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