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가 프리마켓에서 잇달아 발생한 SK하이닉스 이상 체결 사고를 막기 위해 8월 12일부터 상한가·하한가 주문을 한시적으로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 극단적인 가격 주문이 실제 시초가로 잡히면서 투자자 혼란과 연쇄 손실이 커지자, 정식 제도 보완 전까지 긴급 차단 장치를 먼저 가동하는 것이다.
넥스트레이드는 7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자사가 운영하는 프리마켓인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시간대에 상·하한가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적용 시점은 8월 12일부터이며, 기한은 2026년 9월 14일로 예정된 정적 브이아이(VI·변동성 완화 장치) 추가 도입 이전까지다. 정적 브이아이는 전일 기준가격보다 10% 이상 벗어난 가격의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체결시키지 않고 2분간 단일가 매매를 거쳐 균형가격을 다시 정한 뒤 거래를 이어가는 장치다. 회사 측은 주문 실수나 비정상 주문으로 상·하한가 체결이 발생하는 일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은 SK하이닉스에서 약 일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 벌어진 급락 시초가 사고다. 8월 6일 프리마켓 개장 직후 SK하이닉스는 전일 정규장 종가보다 29.98% 낮은 116만8천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거래량은 11주에 그쳤지만, 프리마켓의 최초 가격 결정 방식이 정규시장과 달리 단일가 매매가 아니라 접속매매(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바로 가격이 형성되는 방식)여서 이 가격이 그대로 시초가가 됐다. 이후 동적 브이아이가 즉시 발동해 2분간 단일가 매매가 이뤄졌고 낙폭은 3%대로 줄었지만, 당시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까지 겹친 상황이어서 투자자 불안은 크게 확대됐다.
그보다 앞선 7월 28일에는 더 작은 거래가 더 큰 파장을 낳았다. 프리마켓 개장 직후 SK하이닉스 1주가 하한가인 127만2천원에 체결됐고, 이 가격이 트레이드엑스와이지의 SK하이닉스 무기한선물 오라클(기초자산 가격을 외부에 제공하는 기준 체계)에 반영됐다. 현물 가격은 곧바로 회복됐지만,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이 파생상품 시장의 기준값으로 쓰이면서 해당 무기한선물 가격은 17.9% 하락했고 5천740만 달러, 우리 돈 약 815억원 규모의 롱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시장 안의 작은 오류가 가상자산 기반 파생상품 시장으로 번지며 손실을 키운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문제의 핵심은 프리마켓 구조 자체에 있다.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은 정규장보다 유동성이 부족해 소수 주문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런 시장에서 최초 가격이 단일가 방식이 아니라 접속매매로 정해지면,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사람의 주문 실수)나 의도적인 시초가 왜곡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넥스트레이드는 그동안 프리·애프터마켓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시장가 주문을 제한하고 지정가 주문만 허용해 왔지만, 이번 사례를 계기로 상·하한가 주문 자체를 막는 더 강한 대응에 나섰다. 향후 정적 브이아이가 예정대로 안착하면 극단적인 가격 왜곡 가능성은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지만, 저유동성 시간대의 가격 형성 방식 전반에 대한 점검 요구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