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이 11일 장중 159.34엔 안팎을 기록하며 160엔선에 다시 다가섰다. 낮은 일본 금리와 높은 미국 금리, 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엔화 약세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달러·엔 환율이 장중 159.34엔 안팎에서 거래됐다고 전했다. 시장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저금리 엔화를 조달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60엔은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정한 방어선은 아니다. 다만 외환시장은 일본 당국이 과거 이 구간에서 경계 발언과 시장 개입에 나섰다는 점에서 심리적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환율은 지난달 22일 163.24엔까지 올라 1986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로는 약 4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카타야마 사쓰키(Satsuki Katayama) 일본 재무상은 당시 “필요하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환율 수준 자체보다 지나치게 빠르고 일방적인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앞서 기하라 미노루(Minoru Kihara) 일본 관방장관도 6월 18일 “필요할 때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달러·엔 환율은 160.795엔까지 상승했다.
일본 재무성은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외환시장 개입액이 11조7349억엔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7월 말 이후 구간의 공식 월별 집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 이후 달러·엔 환율은 한때 155.20엔 부근까지 하락했다. 지난주 후반 163엔을 웃돌았던 환율이 160엔 아래로 내려오면서 엔화 가치가 단기간에 반등했다.
이후 달러·엔 환율은 다시 159엔대로 올라섰다. 개입으로 환율 방향이 바뀌더라도 금리차와 달러 강세가 유지되면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시장의 시각을 보여준다.
일본은행(BOJ)은 6월 17일 이후 보완당좌예금제도 적용 금리를 연 1.0%로 표시하고 있다. 일본 금리가 올랐지만 미국과의 금리차가 남아 있어 엔화 조달 수요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구조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거나 기대수익률이 큰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다. 엔화 약세와 낮은 변동성은 자금 조달 비용과 환차손 부담을 낮춰 거래를 유지하는 요인이 된다.
반대로 당국 개입이나 금리 변화로 엔화가 빠르게 강세로 전환하면 투자자는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포지션을 정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주식과 채권, 가상자산 등 다른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크립토 시장이 엔화 흐름을 거시 변수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투입된 자금의 움직임은 실제 개입 여부와 환율 변동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비트멕스 공동창업자는 앞서 엔화 방어 과정에서 달러 유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달러 유동성이 크게 늘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이는 개입 방식에 관한 개인의 분석이다.
일본 재무성은 7월 30일부터 8월 26일까지의 외환시장 개입액을 오는 28일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발표를 통해 7월 말 이후 일본 당국의 추가 개입 규모가 공식 집계로 드러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