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이 159.34엔 부근까지 오르면서 엔화 약세와 일본 국채시장의 불안이 글로벌 달러 유동성의 변수로 떠올랐다.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비트멕스(BitMEX) 공동창업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외국·국제통화당국 환매조건부채권 기구(FIMA·피마)가 가동되면 비트코인(BTC)과 금으로 유동성이 번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월 11일 달러·엔 환율이 159.34엔 부근에서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엔화 약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됐다.
헤이즈는 1월 27일 미디엄(Medium)에 공개한 글 ‘Woomph’에서 엔화와 일본 국채시장을 글로벌 유동성의 경고 신호로 해석했다. 엔화가 급격히 강세로 돌아서거나 일본 장기금리가 흔들리면 일본 자금의 미국 국채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일본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피마 레포의 담보로 제공해 달러를 조달한 뒤 엔화를 사들이는 경로를 제시했다. 연준의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 비트코인과 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헤이즈의 전망이다.
피마 레포는 해외 중앙은행과 국제통화당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연준에서 달러를 일시 조달하는 제도다. 미국 국채를 시장에 직접 매각하지 않고도 달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마련된 유동성 안전판이다.
거래는 달러로만 이뤄지며 담보인 미국 국채에는 전액 마진이 적용된다. 2022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문서에는 사전 승인된 외국 계정의 거래상대방별 한도가 하루 600억 달러(약 84조7800억원)로 명시됐다.
그러나 제도의 존재와 헤이즈가 제시한 정책 경로는 구분해야 한다. 연준은 피마 레포를 위기 때 해외 통화당국에 달러를 공급하는 백스톱으로 설명할 뿐 엔화 방어나 일본 국채 매입을 위한 상시 양적완화로 규정하지 않는다.
연준은 미국 국채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피마 레포 금리가 민간 레포 금리보다 높도록 설계했다. 통상적인 시장 상황보다 이례적인 달러 조달 압력이 발생했을 때 활용하도록 한 구조다.
헤이즈가 일본 관련 보유액으로 제시한 1조3730억 달러도 공식 통계와 직접 비교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의 전체 외환보유액과 미국 국채 보유액은 범위와 기준일이 서로 다른 지표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외환보유액은 1조3747억3400만 달러(약 1942조7984억원)였다. 이 가운데 외화증권은 1조90억 달러(약 1425조7170억원)로 집계됐다.
미 재무부 국제자본통계(TIC)가 집계한 일본의 미국 장기국채 보유액은 2025년 6월 30일 기준 1조239억9500만 달러(약 1446조9050억원)였다. 헤이즈가 제시한 수치는 두 공식 통계 가운데 어느 것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엔화 약세와 시장 개입을 둘러싼 경계감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5월 8일 엔화 약세에 베팅한 투기적 포지션이 시장 개입 이후 6만1738계약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5월 19일 일본 정부가 우에다 가즈오(Kazuo Ueda) 일본은행 총재에게 충분한 자율성을 부여하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발언은 일본은행의 금리 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자극했다.
크립토 시장의 관전 대상은 피마 레포의 설치 여부가 아니라 실제 사용액이다. 헤이즈는 연준 H.4.1 대차대조표의 외화표시자산 항목을 살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도 자신이 제시한 경로가 실제 자금 흐름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본지는 앞서 엔화 방어 과정에서 피마가 활용될 경우 달러 유동성과 비트코인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헤이즈의 주장을 보도했다. 피마를 통한 정책 집행 여부는 연준 H.4.1 대차대조표와 시설 사용액에 반영된다.
검증 출처: 아서 헤이즈 미디엄 ‘Woomph’, 미 연준 피마 레포 시설 FAQ, 2022년 1월 FOMC 의사록, 일본 재무성 외환보유액, 미 재무부 국제자본통계,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