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물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가 8월 첫째 주 신규 발행량의 4배가 넘는 비트코인을 흡수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2.08% 오르는 데 그쳤다. 기업 보유 물량 매각과 특정 가격대에 쌓인 매물이 ETF 수요를 일부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크립토포테이토(CryptoPotato)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가 8월 3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순유입액은 8억6530만 달러(약 1조2227억원)였다.
비트파이넥스(Bitfinex)는 시장 보고서 ‘비트파이넥스 알파’에서 ETF가 해당 기간 약 1만3300 BTC를 흡수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네트워크에서 새로 발행된 물량은 약 3150 BTC로, ETF 흡수량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물 비트코인 ETF는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직접 보관하지 않고도 증권 계좌를 통해 가격 변동에 노출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자금이 순유입되면 운용사의 현물 매입 수요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기존 보유자의 매도까지 포함한 전체 수급을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와 피델리티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가 주간 유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ETF를 통한 기관 수요가 회복되면서 비트코인은 6만2000~6만5000달러 범위의 상단으로 이동했다.
가격 반응은 미국 주식시장보다 약했다. 같은 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58% 오른 데 비해 비트코인 상승률은 2.08%에 머물렀다.
이번 분석은 ETF 밖에서 나온 매도 물량을 가격 반응이 제한된 배경으로 제시했다.
매도 물량 가운데 하나는 스트레티지(Strategy)에서 나왔다. 회사는 1638 BTC를 평균 6만3957달러에 매각해 약 1억473만 달러(약 1479억원)를 확보했다.
스트레티지는 매각 대금을 우선주 배당과 할인된 가격의 주식 환매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ETF가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동안 기업 재무 부문에서는 반대 방향의 거래가 나타난 셈이다.
온체인상 가격대별 보유 물량도 공급 부담으로 지목됐다. 비트파이넥스는 취득 원가가 6만2000~6만5000달러인 비트코인이 약 179만 BTC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취득 원가는 보유자가 비트코인을 사들인 가격대를 뜻한다. 가격이 이 구간에 진입하면 손익분기점 부근에서 매도하려는 물량이 나올 수 있어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다.
ETF 순유입 규모만으로 가격 방향을 판단하기보다 가격대별 보유 물량과 기업 매매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더리움(ETH) ETF에도 같은 주 2억4370만 달러(약 3443억원)가 순유입됐다.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 상품에만 집중되지 않고 다른 암호화폐 ETF로도 나뉘어 들어간 흐름이다.
미국의 7월 비농업 고용은 2만3000명 감소했고 실업률은 4.1%를 기록했다. 고용 둔화로 단기 금리 인상 기대는 낮아졌지만, 3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5.2%를 웃돌아 장기 차입 비용 부담이 이어졌다.
ETF는 신규 발행량보다 1만150 BTC 많은 비트코인을 흡수했지만, 비트코인 상승률은 S&P500보다 1.50%포인트 낮았다. 같은 기간 스트레티지의 매각과 179만 BTC 규모의 취득 원가 구간이 맞물리면서 ETF 유입과 가격 상승이 일대일로 이어지지 않는 시장 구조가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