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Goldman Sachs·$GS)가 한국 부채자본시장 담당 인력 채용에 나섰다. 한국 기업과 정책금융기관의 외화 조달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물 시장에서 주관 역량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는 골드만삭스가 최근 국내에서 부채자본시장 담당 시니어 경력직 후보군을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국내에 별도 전담팀을 두지 않고 주요 기업 고객에게 사모채 발행과 신용등급 자문 등을 지원해왔다.
부채자본시장은 기업이나 기관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다. 한국물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한국계 채권을 뜻한다. 국내 발행사가 달러화 채권, 교환사채, 미국주식예탁증서 같은 해외 자본시장 수단을 활용할수록 글로벌 투자은행의 역할도 커진다.
골드만삭스의 변화는 2024년 하반기 이후 한국물 시장에서 일부 확인됐다. 골드만삭스는 공모 글로벌 채권시장 참여를 넓히며 한국에서도 국책은행과 대한민국 정부 외화채 발행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한국물 시장 내 입지는 아직 크지 않다. 연합인포맥스 'KP물 주관순위'에서 지난해 골드만삭스의 한국물 공·사모 주관 실적은 9억5250만 달러(약 1조3250억원)로, 41개 증권사 가운데 21위였다.
골드만삭스의 조직 개편도 한국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1월 캐피털 솔루션즈 그룹(Capital Solutions Group)을 출범시켰다.
이 조직은 투자등급채, 레버리지드론, 하이브리드 자본, 사모대출 등 공모와 사모 시장을 아우르는 조달 수단을 다룬다. 기존 파이낸싱 그룹, 투자은행 내 금융 스폰서 커버리지, 고정수익·통화·원자재와 주식 부문의 대체자산운용사 커버리지를 묶어 자금조달, 딜 소싱, 구조화, 리스크 관리를 통합 제공하는 체계다.
한국 시장에서는 대형 해외 발행 사례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65억 달러(약 36조8615억원) 규모의 미국주식예탁증서 발행을 마쳤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15억5000만 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의 2031년 만기 무이표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미국주식예탁증서는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서다. 교환사채는 일정 조건에서 발행사가 보유한 다른 주식 등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발행사는 자금 조달 수단을 넓힐 수 있고, 투자자는 채권과 주식 성격을 함께 고려해 투자 판단을 하게 된다.
다른 글로벌 금융회사도 한국물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대만 KGI증권과 독일 DZ뱅크가 한국물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호주 ANZ와 프랑스 나티시스도 관련 인력을 보강했다.
한국물 발행 확대는 아시아 채권시장 구도 변화와 맞물려 있다. 한동안 발행이 많았던 중국물이 주춤한 사이 한국물 발행이 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의 영업 대상도 넓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미 투자도 달러 조달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이 미국 공장 설립과 현지 투자에 나서면 달러화 유동성 관리, 해외 채권 발행, 투자자 수요 점검을 함께 다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에 “대미 투자 등으로 기업들의 달러 관련 유동성 문의가 미국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빗발치고 있다”며 “미국 공장 설립 등 관련 투자를 위한 조달 서비스가 미국계 은행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보니 관련해 인력 확충에 나선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국계 투자은행이 한국 기업의 해외 자금조달 수요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뜻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자산운용과 자본시장 부문에서도 사업 범위를 넓혀왔다. 본지도 앞서 골드만삭스가 상업용 부동산 운용사 엘씨엔 캐피털 파트너스 인수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채용은 골드만삭스가 한국 시장에서 채권 발행 주관 역량을 보강하는 단계로 해석된다. 채용 규모와 담당 범위, 향후 한국물 주관 실적에 미칠 영향은 공개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