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코 S&P 500 동일가중 ETF가 이달 운용자산 1000억 달러(약 138조5000억원)를 넘겼다. 올해 들어 시가총액 가중 S&P 500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미국 증시의 자금 흐름이 대형 기술주 중심에서 지수 내부로 넓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떠올랐다.
CNBC는 23일 RSP의 올해 자금 유입이 120억 달러(약 16조6200억원)를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ETF.com은 7월 30일 RSP의 순자산이 985억 달러(약 136조4225억원) 수준이라고 전했고, Stock Analysis는 20일 기준 자산을 995억 달러(약 137조8075억원)로 집계했다.
자금 유입과 가격 상승이 겹치며 대표 동일가중 ETF가 1000억 달러 선에 올라선 셈이다. 동일가중 상품이 틈새 전략을 넘어 대규모 자금이 활용하는 지수 투자 수단으로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일가중은 S&P 500 구성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는 방식이다. S&P 다우존스지수(S&P Dow Jones Indices)는 S&P 500 동일가중지수가 기존 S&P 500과 같은 종목으로 구성되지만, 분기 리밸런싱 때 각 종목에 0.2%씩 같은 비중을 부여한다고 설명한다.
시가총액 가중 지수는 기업 가치가 큰 종목일수록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동일가중 지수는 대형주의 영향력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작은 종목의 비중을 높인다. 대형 기술주 몇 종목이 지수 전체를 좌우하는 장세에서는 두 지수의 체감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성과 차이도 나타났다. S&P 500 동일가중지수는 20일 기준 연초 대비 14.78% 올랐다. 같은 기준 S&P 500은 11.62% 상승했다. 두 지수의 격차는 3.16%포인트다.
미국 증시 상승이 일부 대형 기술주에만 기대지 않고 더 많은 종목으로 확산되는지를 볼 때 동일가중 지수는 시장 폭을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쓰인다.
배경에는 대형주 집중 문제가 있다. S&P 다우존스지수는 2025년 중반 S&P 500 상위 10개 종목이 지수의 약 40%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구간에서는 대형주 몇 종목의 등락이 지수 전체를 크게 흔들 수 있다.
동일가중 ETF는 같은 S&P 500을 담더라도 상대적으로 작은 종목의 비중을 높여 이 집중도를 낮춘다. 빅테크가 시장을 주도할 때는 시가총액 가중 지수가 앞설 수 있지만, 상승 종목이 넓어지는 국면에서는 동일가중 전략의 상대 성과가 개선될 수 있다.
BNY는 8월 초 기준 동일가중 S&P 500이 14% 올라 시가총액 가중 S&P 500의 13.2%를 앞섰고, S&P 500 종목의 약 72%가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콜라 웰스(Nicola Wealth)는 7월 동안 대형주 지수가 정체된 반면 동일가중 지수는 1.0% 상승했다며, 현재 장세를 붕괴보다 로테이션에 가깝게 해석했다.
다만 동일가중이 항상 우위에 서는 구조는 아니다. CNBC가 인용한 일부 시장 참가자는 동일가중이 사실상 중형주 성격을 띠기 때문에 더 낮은 비용의 중형주 노출로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대형 기술주가 다시 시장을 주도하면 동일가중의 상대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크립토 독자에게도 이 흐름은 거시 지표로 읽힌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흐름과 파생상품 변동성이 함께 가격을 흔든 것처럼, 주식시장에서도 자금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는 위험 선호의 폭을 보여준다.
RSP의 1000억 달러 돌파는 미국 증시 안에서 빅테크 집중보다 시장 폭 확대를 확인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이 변화가 비트코인(BTC)과 디지털자산 가격에 미칠 영향은 별도의 자금 흐름과 파생상품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