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세청(IRS)의 가상자산 거래 보고 체계가 2025년 거래분부터 강화된다. 브로커와 IRS가 같은 거래 정보를 보유하게 되면서 신고 누락이나 금액 불일치가 이전보다 쉽게 드러날 수 있다.
CNBC는 5일 IRS가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더 폭넓게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납세자의 신고 오류가 드러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핵심은 디지털자산 브로커가 납세자와 IRS에 거래대금 정보를 담은 Form 1099-DA를 제출하는 제도다.
IRS 안내문은 보고 의무가 2025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거래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한다. 브로커는 2025년 거래분의 총처분대금을 보고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거래의 취득원가는 2026년 이후 거래부터 단계적으로 보고한다.
Form 1099-DA가 세금 계산까지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IRS는 양식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디지털자산 관련 소득과 이익, 손실을 연방 세금 신고서에 기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5년 거래분 양식에는 대부분 취득원가가 포함되지 않을 수 있어 납세자가 원가와 손익을 직접 계산해야 한다.
가상자산 신고가 까다로운 이유는 처분으로 판단될 수 있는 거래의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IRS는 디지털자산을 미국 세법상 통화가 아닌 재산으로 취급한다.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을 매도하는 경우뿐 아니라 다른 코인으로 교환하거나 상품·서비스 대금으로 지급하는 행위도 처분에 해당할 수 있다. 거래 수수료를 디지털자산으로 낸 경우에도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
단순 보유나 본인 지갑 간 이전은 일반적으로 과세 거래가 아니다. 다만 이전 과정에서 디지털자산으로 수수료를 지급했다면 관련 기록이 필요할 수 있다.
학술지 Review of Accounting Studies에 게재된 논문은 IRS 자료와 외부 추정치를 비교해 미국 가상자산 보유자 가운데 거래를 IRS에 보고하는 비율을 32~56%로 추정했다. 전체 보유자 중 일부만 IRS 자료에서 식별된다는 설명이다.
전국납세자보호관(National Taxpayer Advocate)도 납세자의 부담을 지적했다. IRS가 공개한 2026년 중간 의회 보고서 발표문에는 2027회계연도 주요 과제로 디지털자산 신고 요건을 납세자가 더 쉽게 준수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당국의 거래 파악 능력은 커졌지만 납세자에게는 계산과 기록 부담이 남았다는 의미다.
코인베이스($COIN)는 고객 안내문에서 2025년 세금연도부터 미국 고객에게 Form 1099-DA를 발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5년 양식에는 매도·교환에 따른 총처분대금이 담기고, 2026년부터 취득원가 정보가 추가된다.
탈중앙화금융(DeFi) 영역에서는 브로커 보고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4월 10일 디파이 브로커 규정을 폐기하는 결의안에 서명했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는 당시 발표문에서 해당 규정이 디파이 참여자에게 과도한 보고 의무를 부과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폐기 대상은 디파이 플랫폼의 브로커 보고 의무를 다룬 규정이다. 디파이 이용자 본인의 과세 대상 소득과 이익, 손실을 신고할 의무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 세법상 납세 의무가 있는 개인과 법인은 거래소 자료만으로 신고를 마치기 어려울 수 있다. 미국 외 거래소를 이용해 2025년 거래분에 대한 Form 1099-DA를 받지 못하더라도 과세 거래는 신고해야 한다. 거래소별 거래 내역과 개인 지갑 이전, 수수료, 코인 교환 시점의 달러 가치를 별도로 기록해야 하는 이유다.
가상자산 세금 신고와 규제 준수에 대한 불안은 사기에도 악용되고 있다. 본지는 앞서 암호화폐 보유자를 겨냥한 가짜 세금 통지서와 위조 포털 피싱 사례를 전했다. 세금 관련 자료를 확인할 때는 발급 주체와 계정 접근 경로를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Form 1099-DA는 가상자산 거래를 브로커의 세무 보고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제도다. 다만 2025년 거래분에는 취득원가 정보가 제한적으로 제공돼 실제 손익과 세액을 계산하려면 납세자가 보관한 거래 기록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