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치권이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와 연결된 ‘정치자금’ 논란으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동시에 미국 상원이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CLARITY Act’ 표결을 9월로 미루면서, 규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개혁당(Reform UK) 의장 리 앤더슨은 전 FTX 최고경영자 샘 뱅크먼-프리드와 연관된 5만달러 규모의 정치 후원금에 대해 의회 조사를 요구했다. 해당 자금은 2022년과 2023년 노동당 성향 싱크탱크 ‘Labour for the Long Term’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단체 설립자는 과거 뱅크먼-프리드로부터 67만5,000달러를 받은 적이 있다.
논란의 핵심은 자금 출처가 얼마나 투명하게 드러났는지다. 웨스 스트리팅 영국 보건장관은 후원을 받기 전 기부자 명단을 요청했지만, 뱅크먼-프리드는 목록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싱크탱크 설립자는 스트리팅에게 전달된 금액은 다른 기부자에게서 나온 것이며, FTX 재단이나 뱅크먼-프리드의 자금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번 의혹은 영국 정치자금의 흐름이 암호화폐와 얽힐 때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키우고 있다. 특히 개혁당 নেতা 나이절 패라지가 별도의 ‘암호화폐 연계 후원금’ 논란 속에 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상황과 겹치며, 정치권 전반의 후원금 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영국 항소심 법원이 최근 뱅크먼-프리드의 사기 유죄와 25년형을 확정하면서, FTX 사태의 후폭풍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상원의 CLARITY Act 표결이 8월 휴회로 미뤄지며 최소 9월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반대로 이번달 표결이 어렵다고 밝혔고, 법안은 상원이 돌아온 뒤 우선 처리 대상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 지연은 업계에 부담이지만, 아시아 주요 금융허브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FDUSD 발행사 퍼스트디지털의 빈센트 초크 최고경영자는 미국의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홍콩과 싱가포르가 명확한 규제를 앞세워 기관 자금과 인재를 끌어들일 여지가 커진다고 봤다. 그는 시장이 느린 일정 자체보다 ‘지속되는 불확실성’을 더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사안은 FTX 사태의 정치적 여파와 미국 가상자산 규제 지연이 동시에 시장의 시선을 끄는 장면이다. ‘정치자금 투명성’과 ‘규제 명확성’이 올해도 크립토 시장의 핵심 변수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