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생상품 규제당국이 24시간 선물 거래와 에너지 상품 무기한계약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을 오는 26일 마감한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 자리 잡은 상시 거래와 만기 없는 계약 구조를 원유 등 실물 에너지 파생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7월 23일 발표문에서 표준 선물계약의 24시간·주 7일 거래 확대와 실물 인도 또는 저장 가능한 에너지 상품을 기초로 한 무기한계약 상장 가능성에 대한 의견수렴 기한을 30일 연장해 8월 26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CFTC는 의견 제출자들의 요청과 추가 검토 문항 반영을 연장 사유로 들었다.
이번 의견수렴은 두 갈래로 진행된다. 하나는 고정 만기일을 유지하는 표준 선물계약을 24시간 거래 체계로 넓히는 문제다. 다른 하나는 원유처럼 실물로 인도되거나 저장 가능한 에너지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무기한계약을 허용할 수 있는지다.
무기한계약은 만기일이 없는 파생상품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자산 거래에 널리 쓰인다. 만기가 없다는 점에서 포지션 유지 비용, 기준가격 산정, 청산 방식이 일반 선물과 다르게 설계된다.
CFTC가 에너지 상품을 별도 검토 대상으로 삼은 것은 실물시장과 맞물린 쟁점이 많기 때문이다. 에너지 상품은 주말·휴일 가격 형성, 기준가격 신뢰성, 시장감시, 청산·증거금, 실물 인도와 저장 비용이 함께 작동한다.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시간 구조를 그대로 옮기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검토의 출발점이다.
CFTC는 6월 22일 첫 의견수렴 공고에서 △기준가격의 신뢰성과 조작 저항성 △시장감시와 운영 준비 △투기적 포지션 한도 △증거금·청산·결제 △고객 보호 △기초 실물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 항목으로 제시했다. 의견은 미국 연방 관보 게재 뒤 30일 동안 받기로 했으나 이후 기한이 한 달 늘었다.
마이클 셀리그(Michael S. Selig) CFTC 위원장은 6월 22일 발표문에서 “등록기관들이 거래시간을 늘리고 새로운 계약 설계를 도입하는 가운데 명확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기록은 위원회가 시장 영향과 함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발표문에서 책임 있는 혁신과 시장조작·시장교란 방지 장치를 함께 언급했다.
이번 논의는 개별 상품 심사와도 맞물려 있다. CFTC는 7월 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뉴욕상업거래소(NYMEX)를 통해 추진한 원유 선물 24시간 거래 계약 상장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CFTC는 해당 계약이 상품거래법과 위원회 규정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시장과의 접점은 거래시간이다. CFTC 직원진은 5월 29일 24시간 거래·청산·결제 관련 권고에서 가상자산을 기초로 한 파생상품은 디지털 인프라와 글로벌 접근성 때문에 24시간 거래에 적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에너지와 농산물 등 다른 자산군은 참여자 구성과 실물시장 구조가 달라 같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논의는 파생상품 시장 구조 변화의 참고 사례다. 무기한계약과 24시간 거래는 가상자산 거래에서 먼저 대중화됐지만, 미국 규제시장에서 전통 상품으로 확장되려면 고객보호와 시장감시 기준을 새로 맞춰야 한다. 앞서 CFTC가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과 24시간 거래를 별도 규제 논의 대상으로 다뤄온 흐름과도 이어진다.
최근 CFTC는 새로운 기초자산을 파생상품 시장에서 다룰 수 있는지도 잇달아 검토하고 있다. 본지는 앞서 CFTC가 AI 연산자원 파생상품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GPU 임대가격과 컴퓨팅 접근성을 표준화된 선물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이번 의견수렴은 규정 확정이나 상품 승인 절차가 아니다. CFTC는 접수된 의견을 토대로 24시간 거래와 에너지 무기한계약의 법적·시장 구조상 쟁점을 평가한다. 의견은 전자 방식으로 제출할 수 있으며 접수된 의견은 Regulations.gov에 게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