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들이 더 이상 개발자만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시대가 열렸다. 로우코드 및 노코드 플랫폼의 확산과 함께, 현업 실무자들도 내부용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구축하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 이 혁신의 한가운데에는 리툴(Retool)이 있다.

리툴은 10월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첫 ‘리툴 서밋’에서 자사 AI 기반 앱 생성 플랫폼 'AppGen'을 공개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의 장벽을 대폭 낮추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사용자는 코드 대신 자연어로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설명하고, 프로덕션 환경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신속히 만들 수 있다. 데이비드 쉬(David Hsu) 리툴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술이 프로토타입 제작의 문턱은 낮췄지만 실제 배포에 따르는 어려움은 여전하다”며, 리툴의 목표는 “최고 수준의 내부용 소프트웨어를 누구나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리툴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미 비개발자 중 48%가 사내에 배포되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제작하고 있었다. 쉬 CEO는 “대부분의 내부 툴은 품질이 매우 낮다”며, 그 이유로 “개발자들은 외부 제품 기능에 집중하느라 내부 요구는 뒷전으로 밀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현실을 바꾸고 싶다”고 강조했다.

리툴은 이미 여러 글로벌 대기업에서 중요한 내부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Stripe)는 리툴을 통해 맞춤형 결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공동 창업자인 패트릭 콜리슨(Patrick Collison)은 “리툴은 누락된 퍼즐 조각 같았다”며, 사내 여러 조직이 필수 도구처럼 활용한다고 밝혔다. 우버(Uber)는 맥도날드, 홈디포, 쇼피파이 같은 핵심 파트너와의 통합 작업에 리툴을 활용하며, “작지만 중요한 수정으로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제조업체 콜게이트-팔몰리브(Colgate-Palmolive)도 리툴과 AI를 기반으로 비개발자 참여를 가속화하는 대표사례로 거론된다. 이 회사는 OpenAI의 챗GPT가 처음 출시된 직후 AI를 전사적으로 적용하기로 결단하고 'AI 허브'를 설립했다. 현재 책상 근무자의 90%에 이르는 14만 명이 이 플랫폼을 통해 직접 앱을 개발하거나 개선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쉬 CEO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받은 영감을 언급하며 프레젠테이션을 마무리했다. AWS가 인프라 관리를 ‘상품화’해 개발자의 부담을 줄였듯, 리툴은 애플리케이션 생성 자체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상품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이다.

AI가 소프트웨어 제작 방식을 재편하는 지금, 리툴이 이끄는 ‘앱 생성 민주화’ 흐름은 개발자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질문을 올바르게 던지고, 필요한 앱을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