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해커원(HackerOne)이 AI 기반 공격 보안 분야에서 한층 진화한 기술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해커원은 자사 인공지능 보안 플랫폼 ‘Hai AI’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소스코드 보안 솔루션 ‘해커원 코드(HackerOne Code)’의 정식 출시를 발표했다. 이 두 제품은 모두 기업이 보안 위협을 빠르게 식별, 검증,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기존 수작업의 한계를 줄이고 자동화된 위협 대응 역량을 한껏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개편된 Hai AI는 단순한 AI 파일럿 시스템을 넘어, 네 개의 에이전트 기반 아키텍처로 재정비됐다. 각 에이전트는 설정된 역할에 따라 위협 식별과 우선순위 결정, 중복 제거, 상황 맥락 제공 등 실제 보안 담당자의 업무를 AI가 능동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다. 해커원 측은 사전에 이 솔루션을 도입해 테스트한 기업들이 "매달 최대 40시간 이상의 검증 시간을 절약했다"고 밝히며 효율성 향상에 대한 실증 데이터를 제시했다.

또한, 해커원은 AI 시대에 최적화된 코드 보안 해법으로 해커원 코드를 공식 배포하면서 공격 보안의 지평을 애플리케이션 배포 전단계까지 확장했다. 이 솔루션은 코드 리뷰를 수행하는 개발자처럼 작동하면서도 보안 전문가의 통찰력까지 반영해 완성도를 높였다. AI와 사람의 협업 모델이 도입돼, 기존 취약점 탐지 이상의 보안 진단 정밀도를 강조하고 있다.

해커원은 향후 ‘에이전틱 펜테스팅(Agentic Pentesting)’이라는 신규 전략도 예고했다. 이는 단순한 위협 탐지를 넘어 실제 해킹을 포함한 공격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해주는 기능으로, 중요도가 높은 취약점을 실제로 악용할 수 있는지를 자동 검증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보다 정확하게 보안 위협을 분류하고 효율적인 대응 전략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니디 아그라월(Nidhi Aggarwal) 해커원 최고제품책임자(CPO)는 “Hai는 지난 10년간 우리가 축적해온 공격 보안 전문성을 AI로 구현한 시스템”이라며 “이번 개편을 통해 위협 검증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익스플로잇 증거 확보까지 보안을 선제적으로 이끌어가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커원은 현재까지 여섯 차례 투자 라운드를 통해 총 1억 5,900만 달러(약 2,288억 원)를 유치했으며, 발로르 에쿼티 파트너스, 벤치마크 캐피탈, NEA, EQT벤처스 등 주요 투자사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공격 보안(Offensive Security)의 개념이 점차 정적 방어를 넘어 적극적, 실질적 대응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해커원의 행보는 기업 보안 전략에서 AI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