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스타트업 가르디오(Guardio)가 새로운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소비자 중심의 AI 기반 인터넷 보안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2018년에 설립된 가르디오는 기존 안티바이러스 툴과 달리 실제 사용자의 웹 브라우징 패턴에 맞춰 작동하는 실시간 위협 탐지 플랫폼을 통해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기업 수준의 보안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번 시리즈 B 투자 라운드에서 가르디오는 8,000만 달러(약 1,152억 원)를 조달했다. 투자 주도는 이온 크로스오버 파트너스(ION Crossover Partners)가 맡았으며, 확보된 자금은 제품 혁신과 소비자 보안 관리 역량 강화, 시장 확장 전략 등에 쓰일 예정이다. 특히 가르디오는 AI 기반 위협 환경에 대응한 새로운 보안 계층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가르디오의 핵심 엔진은 사람과 AI가 생성하는 악성 활동 모두를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정교한 피싱 사이트, 사칭 시도, 대규모 사기 캠페인 등을 식별하고, 사용자가 실제 탐색하는 인터넷 경로를 분석해 즉각적인 보호 조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서명 기반' 방식과 달리, 사용자 노출이 발생하는 실시간 환경에서 작동한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브라우저 보안 외에도, 가르디오는 개인 데이터 유출 방지, 계정 보안 강화, SNS 계정 탈취 리스크 완화 등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보안 기능을 일반 소비자에게 확장하고 있다. 예컨대 2단계 인증이 설정되지 않은 계정을 자동으로 감지해 사용자에게 알리고, 공개 위험에 노출된 파일을 식별하는 기능 등이 포함된다.

AI 산업과의 연계도 주목할 만하다. 가르디오는 AI 중심 개발사 러버블 랩스(Lovable Labs)와의 협력을 통해, AI가 만든 웹사이트를 사전 점검 후 런칭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최근 AI 기반 사기가 사용자의 신뢰를 교묘하게 유도하는 수준으로 진화하면서, 그 대응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가르디오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아모스 펠레드(Amos Peled)는 “AI 시대의 위협은 은밀하고 사람처럼 보이며, 개인을 직접 노리는 듯한 정교함이 특징”이라며 “우리는 소비자도 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보안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온 크로스오버 파트너스의 매니징 파트너 길라드 샤니(Gilad Shany)는 “AI가 인터넷 상호작용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지금, 디지털 보안의 정의도 새롭게 쓰이는 시점”이라며 “가르디오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가장 전략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르디오는 앞서 2021년 12월,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삼성 넥스트 벤처스 등이 참여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4,700만 달러(약 676억 원)를 유치한 바 있다. 이후 몇 년간 브라우저 중심의 보안 기술을 고도화하며 소비자 보안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 왔다.

AI 기술과 악의적 이용 사례가 동시에 확산되는 현시점에서, 가르디오의 보안 솔루션은 단순한 보안 툴을 넘어 디지털 생존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