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센서 집적회로 설계 기업 해치텍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자기·환경 센서 개발부터 양산까지 자체 수행하는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으로의 확장 계획을 내놨다.
해치텍은 8월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지컬 인공지능과 자동화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미세한 변화를 정밀하게 감지하는 센서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피지컬 인공지능은 로봇이나 기계처럼 실제 환경에서 움직이며 판단하는 인공지능을 뜻하는데, 이 분야가 커질수록 위치·온도·습도·전류 같은 물리 정보를 정확히 읽어내는 센서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2017년 설립된 해치텍은 지자기 센서와 디지털·아날로그 자기센서, 온도·습도 등 환경 센서를 개발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팹리스는 생산 공장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와 개발에 집중하는 사업 모델을 말한다. 회사는 특히 그간 해외 제품 의존도가 높았던 지자기 센서를 국산화한 국내 유일의 지자기 센서 아이시 개발·공급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지자기 센서는 지구 자기장의 방향과 세기를 감지해 위치를 파악하는 데 쓰이며, 스마트폰과 산업기기, 모터 제어 분야 등에서 활용된다.
실적도 빠르게 성장했다. 해치텍의 매출액은 2022년 39억원에서 2025년 140억원으로 늘어 연평균 53%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지자기 센서가 64%, 디지털·아날로그 자기센서가 32%였다. 회사는 소자와 회로 설계, 알고리즘, 테스트, 양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고객사 제품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사양에 맞춘 센서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거래 관계를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런 기반 위에서 국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내 점유율은 2022년 0.3%에서 지난해 43%로 상승했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로봇용 모터, 유럽 가전 업체 등으로 고객층을 넓히며 누적 7억개 이상의 양산 실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상장 이후에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해치텍은 로봇 관절의 회전 위치를 측정하는 엔코더와 데이터센터·전기차용 전류센서, 의료·서버용 초정밀 온도센서 등으로 확장해 2030년 매출 764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상장은 기술특례 방식으로 추진되며, 총 10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2만3천원에서 2만8천원으로, 상단 기준 공모 예정 금액은 280억원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8월 3일부터 7일까지, 일반 청약은 12일과 13일 진행되며 상장 주관사는 디비증권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중심에서 센서와 전력, 아날로그 반도체 등으로 저변을 넓히는 흐름 속에서, 해치텍의 상장 성과는 비메모리 반도체 생태계 확대 가능성을 가늠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