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급 인공지능(AI) 도입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팹릭스AI(Fabrix.ai)가 에이전틱 AI 생태계라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기업 복잡성 해소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회사는 최근 ‘Agentic AI Unleashed: The Future of Digital & IT Operations’ 행사에서, 기존 AI 도입의 걸림돌로 지적된 툴 간의 고립과 운영 비효율 문제를 해결할 통합 스택 전략을 제시하며 주목받았다.
샤일레시 만즈레카 팹릭스AI 최고 AI·마케팅 책임자는 “에이전틱 AI의 핵심은 기존 IT 시스템과 자연스럽게 통합돼 작동하는 것”이라며 “기존 고객의 설치 기반과 워크플로에 맞춰 쉽게 탑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틱 방식은 데이터 수집, 통찰 추출, 실행 자동화를 하나의 연속적인 흐름으로 묶어주는 만큼, 기업 내 AI 신뢰성과 실행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토론에는 시스코(CSCO)의 인큐베이션 조직 아웃시프트(Outshift) 제품 책임자 파피 메논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메논은 “지금은 수많은 에이전트가 함께 작동하는 '인터넷 오브 에이전트' 기반을 구축하는 시기”라며 “이를 위한 견고한 기술 인프라가 바로 오늘 우리가 설계 중인 기반”이라고 말했다.
에이전틱 AI의 초기 도입은 정보기술(IT) 운영 부문에서 가장 빨리 나타나고 있다. 눈앞의 예로는 시스코 산하의 스플렁크(Splunk)가 있다. 스플렁크의 앤디 투라이 최고 기술 책임자는 “그동안 대부분의 대형언어모델(LLM)은 사람 중심의 데이터에 의존했지만, 우리는 기계가 생성한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스코가 개발 중인 '데이터 패브릭(Data Fabric)' 아키텍처를 언급하며, 이는 이질적인 데이터들을 통합된 레이어로 분류·관리하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그 효과는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시스코의 조사에 따르면 중동 지역 기업 중 92%가 내년 안에 AI 에이전트를 실제 도입할 계획이다. 모한나드 아부이사 시스코 최고기술책임자(중동·아프리카 등)는 “시스코의 인프라는 보안성과 AI 대응 능력을 함께 고려했고, 여기에 스플렁크의 분석 능력, 팹릭스AI의 지능형 에이전트 기능이 결합되면서 고객들은 단순한 데이터 가시화를 넘어 ‘실행’ 단계까지 도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통적인 AI 기반에서 벗어나, 이처럼 에이전틱 생태계가 지배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소비자용 AI를 넘어서 기업 맞춤형 AI로 진화하는 속도는 빨라지고 있으며, 그 핵심은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을 위한 신뢰 기반과 안전한 운영 모델 구축에 있다. 이러한 기술 전환기는 단순한 혁신을 넘어 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