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캐피털 멘로벤처스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 확대를 위해 30억달러를 새로 조달했다. 원화 기준 약 4조5975억 원 규모로, 회사 50년 역사상 최대 펀드레이징이다.
멘로벤처스는 24일(현지시간 6월 23일 보도 기준) 이번 자금을 기업용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소비자 분야의 AI 스타트업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초기 AI 투자 성과로 앤트로픽(Anthropic)을 대표 사례로 내세웠다.
회사는 블로그를 통해 2023년 앤트로픽에 첫 투자할 당시만 해도 이 회사가 ‘제품도 없고, 매출도 없는’ 초기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챗GPT 확산으로 거대언어모델(LLM) 경쟁이 사실상 끝났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멘로벤처스는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최고경영자와 창업팀의 기술력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멘로벤처스는 앤트로픽 투자를 자사의 AI 전략을 상징하는 ‘깃발을 꽂은 순간’으로 표현했다. 이어 이 초기 관계를 통해 모델 계층뿐 아니라 관련 인프라, 업무 흐름, 애플리케이션 기회를 폭넓게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이듬해 앤트로픽 시리즈D 투자도 주도했다.
이번에 조성한 자금은 두 개 펀드로 나뉜다. ‘멘로벤처스 XVII’는 시드와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에, ‘멘로 인플렉션 IV’는 시리즈B 이후 성장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다. 후자는 이미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리기 시작한 AI 기업을 겨냥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멘로벤처스 포트폴리오에는 앤트로픽 외에도 우버, 로쿠, 워비파커, 시리, 길리어드 사이언스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앤트로픽은 2026년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상장 시 기업가치 목표가 1조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실화할 경우 멘로벤처스에 가장 큰 회수 성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형 조달은 AI 투자 열기가 여전히 벤처 시장의 핵심 축이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다만 자금이 초기 기업 전반으로 넓게 퍼지기보다는,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을 입증한 팀과 분야로 더 빠르게 쏠리는 흐름도 함께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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