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메이커 윈터뮤트(Wintermute)의 CEO 에브게니 가보이는 최근 떠도는 바이낸스(Binance)와의 소송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닌 소문’이라며 일축했다. 가보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윈터뮤트는 바이낸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사건 직후 입장과 달라진 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해명은 지난 10월 10일 발생한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소셜미디어상에서 윈터뮤트가 바이낸스의 자동디레버리징(ADL) 시스템으로 인해 입은 손실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들이 반복되면서 나왔다. 당시 사고는 암호화폐 역사상 단일 하루 기준 가장 큰 규모의 청산으로 기록됐고, 기관 간 역할과 책임에 대한 논쟁이 촉발됐다.
바이낸스는 이와 관련해 총 2억 8,300만 달러(약 2,830억 원) 상당의 사용자 보상과 4억 달러(약 4,000억 원)에 달하는 기관 회복 기금 조성을 발표했지만, 윈터뮤트가 보상을 받았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10월 12일, 가보이는 회사 상태에 대해 “전혀 문제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윈터뮤트와 바이낸스가 청산으로 공동 이익을 봤다는 음모론적 주장까지 퍼졌다. 일부 게시물은 바이낸스가 대규모 자산을 사고 직전에 윈터뮤트로 옮기고, 윈터뮤트가 시장을 하락시키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뒷받침될 만한 공개된 증거가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언급된 10월 10일 사고 직전 이뤄진 대량 자산 이동도 당시에는 일반적인 유동성 재조정 과정이었다는 해명이 있었다.
바이낸스와 윈터뮤트 모두 현재까지 법적 갈등이나 내부 충돌이 있다는 신호를 내놓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이번 ADL이 특정 참여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거나 내부 시스템 오류 때문이 아니라, 사전에 누적된 과도한 미결제약정에서 비롯된 시장 반응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바이낸스 창업자이자 전 CEO인 창펑 자오(CZ)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다르게 믿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는 언팔로우할 시간”이라는 글을 남기며, 일각의 의혹 제기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번 사건은 대형 거래소의 시스템 투명성과 시장 메이커의 역할에 대한 신뢰 문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며,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제도적 불확실성을 드러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