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 금 폭락…은값, 하루 최악 36% 하락
금과 은을 포함한 귀금속 시장이 1월 30일(현지시간) 사상 초유의 폭락을 겪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Fed)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를 지명하자, 달러 가치가 급등하며 귀금속 전반이 무너졌다. 특히 은 가격이 장중 최대 36% 폭락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금도 하루 만에 12% 넘게 추락했다.
이번 급락으로 금·은 시장에서 하루 만에 증발한 자산 규모는 총 15조 달러(약 2경 1,765조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상당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트레이더들의 차익 실현 매도세가 확산된 데다,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기술적 매도까지 겹치며 낙폭은 극대화됐다.
기술적 매도·마진콜까지 겹친 변동성 폭증
금 현물 가격은 한때 온스당 4,682달러(약 679만 4,382원)까지 떨어지며 1980년대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마감가는 9.25% 하락한 4,880달러(약 707만 8,880원)였다. 은은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장중 74.28달러(약 10만 7,790원)까지 밀렸고, 종가는 85.259달러(약 12만 3,740원)로 장을 마쳤다. 이틀간 금과 은에서 사라진 자산 가치는 6조 5,200억 달러(약 9,466조 원)에 달한다.
국제 금속 시장에서 단기 순매수 포지션이 크게 쌓여 있었던 만큼, 이번 낙폭은 강제 청산에 의한 ‘마진콜’과 기술적 매도 신호가 겹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옵션 만기 가격 5,300·5,200·5,100달러 구간이 무너지자 딜러들이 선물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금의 상대강도지수(RSI)가 90을 돌파하며 ‘과매수’ 상황에 도달했던 것도 조정 국면을 예고한 신호였다.
미국 대형 광산기업 주가도 폭락했다. 뉴몬트는 11.52%, 배릭골드는 12.09%, 앵글로골드는 13.28%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은 ETF 중 가장 규모가 큰 아이셰어 실버트러스트는 31% 급락하며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워시 지명 여파, 비트코인 9개월 내 최저치 충격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지명한 후, 비트코인(BTC) 또한 외면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1월 30일 장중 8만 2,000달러(약 1억 1,909만 원)까지 하락하며 9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파이넥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1월 한 달간 약 10억 달러(약 1조 4,510억 원)가 유출됐고, 파생상품 청산 규모도 8억~10억 달러(약 1조 1,600억~1조 4,510억 원)에 이르렀다.
나센의 수석 연구원 오렐리 바더레는 크립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2026년 6월까지 금리 동결을 시사했고, 워시라는 매파 성향의 인사가 연준 수장 후보로 거론된 점이 비트코인 약세 압력을 키웠다"며 "비트코인은 최근 S&P 500과의 커플링이 다시 강화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긍정적 반전 가능성? ‘두 가지 비트코인 시나리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워시 지명이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다고 본다. 비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제프 박은 “워시는 연준과 재무부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하려는 인물”이라며, "지나치게 즉각적인 양적완화를 지양하고 유동성 공급을 보다 예측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 이원론’이라는 개념을 통해 비트코인이 금과 달리 긴축기에는 약세를 보이지만, 금융 시스템 신뢰가 붕괴되면 ‘양의 효과(positive rho)’로 전환된다고 분석했다. “경제 성장이 계속되고 국채 신뢰도도 유지되는 지금은 비트코인에 불리한 환경이지만, 시스템 리셋이 오면 정반대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시 지명을 ‘금융 질서 대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한 박은 “만약 지금의 부채 확장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믿는다면, 결국 당신은 케빈 워시를 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8만 2,000달러가 비트코인의 바닥일지 확인할 순 없지만, 역사적으로 바닥은 시장 심리와 질서가 완전히 전환되는 순간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BTC가 귀금속을 따라갈까? 아니면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할까”
이번 귀금속 시장의 기록적 붕괴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하의 새로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 불안을 적나라하게 반영했다. 금과 은은 여전히 1월 한 달 기준 상승 마감했지만, 충격적인 조정은 투자자 심리에 큰 타격을 남겼다. 반면, 비트코인은 이제 귀금속을 따라갈지, 혹은 완전히 다른 길을 개척할지를 놓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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