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Ripple) 최고경영자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가 미국 의회에서 진행 중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그는 규제 당국의 유권해석보다 법률로 제도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향후 정권 교체에 따라 규제 환경이 뒤집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14일 세마포르에 따르면 갈링하우스는 워싱턴에서 열린 ‘세마포르 월드 이코노미 서밋’에서 “가장 큰 좌절이 올 때 타협이 이뤄진다”며 “우리는 그 지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SEC·CFTC 공동 성명은 ‘전환점’
그는 지난 3월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등 16개 자산을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한 공동 성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갈링하우스는 이를 두고 “이 업계를 상대로 한 ‘법적 공방’의 시대가 끝났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이런 조치가 행정적 해석에 그치면 언제든 되돌려질 수 있다며, ‘클래리티 법안’이 실제 법으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SEC 수장이 뒤집을 수 있다”
갈링하우스가 우려한 대목은 바로 지속성이다. 그는 현재 행정부가 만든 규제 틀이 법으로 고정되지 않으면, 차기 SEC 의장이 언제든 이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렇게 되면 게리 갠슬러(Gary Gensler) 시절의 ‘불법적인 암호화폐 전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결과가 미국에도, 정책에도, 정치적으로도 모두 악재라고 지적했다.
중간선거 앞두고 달라진 암호화폐 정치력
정치 지형에 대한 그의 관찰도 눈길을 끌었다. 갈링하우스는 더 이상 ‘반(反)암호화폐’가 표를 얻는 안전한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선거에서 업계가 유권자 교육을 강화한 결과, 암호화폐 영향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암호화폐 업계는 2024년 대선과 총선 국면에서 정치행동위원회(PAC)를 통해 2억달러 이상을 투입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정치 자금을 집행했다.
신중한 낙관론, 그러나 시간은 많지 않다
갈링하우스는 전체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법안 통과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2월 “4월까지 통과될 확률이 90%”라고 자신했던 때보다 기대치를 낮춘 모습이었다. 이번 인터뷰는 미 상원이 부활절 휴회 후 복귀한 날 이뤄졌고, 백악관 암호화폐 자문관 패트릭 위트(Patrick Witt)는 주요 상원의원들 사이에서 스테이블코인 수익률 관련 절충안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4월 말 은행위원회 심사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환율 1,474.50원… 규제 변수에 시장도 촉각
정치권 논의가 길어질수록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원달러환율이 1,474.50원까지 오른 가운데, 미국의 규제 틀이 법제화될지 여부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리플(XRP)을 포함한 주요 자산에 장기적인 방향성을 제공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갈링하우스의 발언은 단순한 낙관론이 아니라, 미국 암호화폐 규제가 이제 행정이 아닌 법의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