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분석원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지는 불법 가상자산 영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당국에 신고된 28개 사업자를 제외한 업자는 모두 불법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이어지는 틈을 타 미신고 사업자가 유튜브, 텔레그램, 오픈채팅방 등 접근이 쉬운 채널에서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어서다.
금융정보분석원은 24일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을 하려면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등 일정 요건을 갖춰 신고해야 한다고 다시 안내했다. 해외 사업자라고 해서 예외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 이용자를 상대로 사실상 영업하면 같은 규제를 적용받는다. 이는 가상자산 거래 과정에서 자금세탁을 막고, 이용자 자산 보호 장치를 최소한으로 갖추게 하려는 제도다.
문제는 불법 업자들이 규제를 피하려고 영업 형태를 교묘하게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해외 사업자인 것처럼 꾸미면서 실제로는 한국인을 상대로 매매나 중개를 하고, 고객 상담 때 영어를 사용해 국내 영업 흔적을 감추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유학생·관광객·외국인 노동자 등을 상대로 사설환전소가 스테이블코인 같은 가상자산을 직접 사고팔며 원화 등 법정화폐와 바꿔주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유튜브나 텔레그램에서 해당 업체를 홍보하는 행위 역시 전형적인 불법 유형으로 지목됐다.
이런 불법 영업은 단순한 무등록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 피해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고 사업자와 달리 자금세탁 방지 체계나 이용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해킹, 거래 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범죄자금 은닉이나 자금세탁 통로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금이 범죄 자금과 뒤섞이거나, 자금 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수사 대상에 오르는 불이익을 겪을 수도 있다. 거래대금만 받고 가상자산을 넘기지 않는 식의 사기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
수수료 부담도 제도권 거래소와 비교하면 현격히 크다. 금융정보분석원이 경찰청, 관세청,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와 함께 진행한 합동조사에서 적발된 불법 장외거래소의 평균 매매 대행 수수료는 최소 1.5%에서 최대 10%였다. 이는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평균 수수료 0.16%와 비교하면 최대 62배 높은 수준이다. 금융정보분석원은 불법 업자로부터 금전적 피해를 입더라도 사후 구제가 쉽지 않다며, 투자 전 신고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소셜미디어 기반의 음성적 거래가 더 다양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만큼, 투자자 확인 절차와 당국의 단속이 함께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