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6만4000달러 선을 회복하며 반등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서클(Circle)의 ‘국가 신탁은행’ 인가와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열기가 시장 자금 흐름을 동시에 흔들고 있다.
먼저 서클(CRCL)은 최근 미국에서 국가 신탁은행 설립 인가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서클은 자체 및 계열사를 위한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연방 규제 틀 안에서 즉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향후에는 은행과 기관 투자자 대상 수탁 서비스 확장, 나아가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 준비금 관리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오펜하이머의 오웬 라우(Owen Lau)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가를 ‘디지털 자산 산업의 또 다른 이정표’로 평가했다. 단기 실적 기여도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전통 은행이 담당하던 영역으로의 진입이 가능해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익원이 창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반영하며 서클 주가는 15% 급등했다.
한편 비트코인(BTC)은 중동 긴장 재점화 우려로 흔들렸던 낙폭을 대부분 되돌리며 6만4500달러 부근까지 반등했다. 최근 24시간 기준 상승률은 약 3%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 지속’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휴전 종료를 동시에 강조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다만 주요 증시와 유가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비트코인은 6만4000달러선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온체인 및 수급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표의 할인폭이 이달 초 ‘마이너스 150’ 수준에서 ‘마이너스 40’까지 좁혀지며 미국 현물 수요가 회복되는 흐름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약 5만8000달러에서 현재 수준까지 상승했다.
다만 기관 자금은 아직 뚜렷한 유입세를 보이지 않는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최근 하루 동안 약 95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고, 이더리움(ETH) ETF 역시 52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총 운용 자산은 비트코인 ETF 약 770억 달러, 이더리움 ETF 약 90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시장 자금의 상당 부분은 현재 AI 반도체로 이동하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의 미국 ADR은 공모가 대비 최대 20% 이상 상승하며 강한 수요를 입증했다. 약 265억 달러 규모의 상장은 7배 넘는 초과 청약을 기록했고, 엔비디아 중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속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사에 대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올해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약 7250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이 반도체·서버·데이터센터로 유입되고 있다. 이 같은 자금 쏠림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는 단기적으로 ‘상대적 수요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의 상대적 강도는 유지되고 있다. ‘비트코인 대비 금 비율’은 현재 15.67로, 1BTC가 금 15.67온스와 맞먹는 수준이다. 2월 저점 이후 해당 비율은 28% 상승했다. 기술적으로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6 돌파 여부가 향후 방향성을 가를 주요 분기점으로 꼽힌다.
결국 현재 시장은 ‘AI 투자 쏠림’과 ‘크립토 제도권 편입’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이다. 비트코인(BTC)은 단기 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가격 방어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서클을 중심으로 한 제도권 확장은 중장기 성장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