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5년 세계 원유 공급 증가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그러나 수요 증가율은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고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IEA는 올해 전 세계 원유 공급이 하루 210만 배럴 증가하고, 내년에도 하루 130만 배럴 더 늘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달 전망보다 각각 30만 배럴, 20만 배럴 상향된 수치다. 이번 전망치 조정은 OPEC+가 예상을 뛰어넘는 증산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결과다.
반면, 수요 증가세는 크게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IEA는 2025년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폭이 하루 7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받았던 2020년을 제외하면 2009년 이후 최저치다. 2026년에도 수요 증가치는 소폭 반등하겠지만, 여전히 하루 72만 배럴로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보고서와 비교하면, 수요 기대치는 양해 모두 하향 조정됐다. 6월 보고서에서 IEA는 2025년과 2026년 수요 증가치를 각각 하루 72만 배럴, 74만 배럴로 전망한 바 있다. 수요 둔화 배경에는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전기차 전환 가속화,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의 복합 요인이 깔려 있다.
이처럼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앞지를 경우, 유가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시장에서 석유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러한 수급 추세는 에너지 업계는 물론 관련 금융시장에도 중장기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IEA는 이번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균형보다는 공급 주도형 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동시에 내년까지 이어질 글로벌 원유시장의 공급 우위 구조가 지속된다면, 산유국들의 유가 방어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