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취한 관세 인상 조치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통적으로 관세는 물가 상승 요인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번 분석은 다른 경로의 영향을 제시하면서 경제학계의 논의를 새롭게 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소속 연구진은 2026년 1월 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장기 경제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50년에 걸친 실증 자료를 분석해 관세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은 0.6%포인트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는 전통적인 경제 상식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통상 관세는 수입물가를 올리면서 전반적인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봐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관세 인상이 물가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소비와 투자 둔화를 유도함으로써 수요를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관세 인상이 실업률 상승과 함께 나타나는 현상은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연결돼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관세조치가 오히려 경기 둔화와 연계돼 물가를 진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최근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분석이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적절한 정책 대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학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장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이라는 강점이 있지만, 1930년대 이후 미국에서 현 수준의 고관세가 유지된 사례가 드물었고, 당시와는 경제 시스템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930년대는 금본위제가 유지되던 시기였고, 미국 제조업의 중심지가 지금보다 훨씬 동부에 치우쳐 있었던 시절이다.
이번 연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단기적으로 미국 내 물가 및 실물경제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대선 정국에서 무역정책과 통화정책의 연계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향후 금리 결정에도 분석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