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잇달아 참석해, 중동 전쟁으로 커진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면 역내 공조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아시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 금융시장 변동성이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개별 국가 대응만으로는 충격을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런 시기일수록 아세안+3 협력체가 위기 대응의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세안+3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에 한국·중국·일본이 참여하는 역내 경제협의체로, 금융위기나 외환불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 틀을 발전시켜 왔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회복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7%를 기록했고, 3월에는 산업생산·소비·투자가 함께 늘어나는 이른바 트리플 증가가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는 경기 회복의 폭이 일부 업종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물경제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내수 회복 지원책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의 효과가 점차 드러나면서 성장세 회복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동 전쟁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부담 요인이라며, 정부가 최고가격제 시행과 초과세수를 활용한 26조2천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충격 완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내 금융협력 과제로는 공동 안전망 보강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구 부총리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 즉 역내 국가들이 외환위기 등에 대비해 서로 자금을 지원하는 장치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감시기구인 암로(AMRO·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의 분석·감시 역량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위기 발생 뒤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취약 신호를 미리 포착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자는 취지로 읽힌다.
구 부총리는 채권시장 협력의 외연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채권시장발전방안은 그동안 역내 채권시장 육성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최근 금융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논의 대상을 더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이 주도한 디지털 채권시장 포럼에서 토큰화된 탄소배출권 거래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회원국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앞서 열린 제26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도 세 나라는 최근 중동 전쟁이 경기 하방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아시아 지역이 단순한 무역 협력을 넘어 금융안전망, 디지털 금융, 위기 공동대응 체계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협력의 폭을 넓혀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