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금리 상승이 현실화하면 이른바 ‘영끌’로 집을 산 가계의 부담이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15일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1조8천억원 늘어난다. 차주 1인당 평균 이자 부담도 584만3천원에서 613만9천원으로 29만6천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수치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1천178조6천억원에 이른 주택 관련 대출 규모를 바탕으로 산출한 것으로, 개별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까지 포함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더 주목되는 점은 이번 한 차례 인상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내 추가 인상, 나아가 내년까지 3~4차례 금리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대출자들의 부담도 단계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행 추산으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이 3조7천억원, 0.75%포인트 오르면 5조5천억원 늘어난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도 각각 643만5천원, 673만1천원으로 증가한다.
취약차주에게는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 1인당 평균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억3천520만원이다. 취약차주는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이면서 동시에 저소득 또는 저신용 상태인 차주를 뜻한다. 다중채무자는 대출 기관 수와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경우로, 추가 차입 여력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계층은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도 상환 여력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어, 연체율 상승과 가계대출 부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이른바 기타대출의 부담도 함께 커질 전망이다. 최근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빚투’가 늘어난 가운데,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예적금담보대출 금리도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기타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이 1조5천억원, 차주 1인당 평균 부담은 7만6천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금리 상승 폭이 0.50%포인트, 0.75%포인트로 커지면 전체 이자 부담 증가는 각각 3조원, 4조5천억원으로 확대된다.
이번 분석은 금리 인상이 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정책 수단이지만, 동시에 가계부채가 많은 한국 경제에는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다 쓴 차주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상환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기준금리 경로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 부동산 시장 안정 여부에 따라 가계의 체감 부담과 연체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