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2분기 연율 1.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소비와 민간투자는 버텼지만 인공지능(AI) 투자에 필요한 컴퓨터칩과 관련 제품 수입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낮췄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 2차 추정치는 연율 1.5% 증가했다. 1분기 성장률 2.1%보다 낮고, 앞서 발표된 1차 추정치와 같은 수준이다.
GDP는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집계한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들여온 재화와 서비스는 성장률 계산에서 차감된다.
2분기에는 수입 증가가 성장률을 끌어내린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춘은 컴퓨터칩과 AI 투자 관련 제품 반입 증가가 2분기 성장률에서 1.64%포인트를 덜어냈다고 전했다.
수입은 4~6월 연율 12.5% 증가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관련 장비와 부품 수요가 늘었지만, 해외 생산분은 미국 GDP에서 국내 생산 증가로 잡히지 않는다.
소비 흐름은 헤드라인 성장률보다 강했다. 미국 경제활동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2분기 연율 3.4% 증가했다.
이는 1분기 0.5% 증가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다. 정부 지출 감소와 수입 증가가 전체 성장률을 누른 반면, 소비는 성장세를 떠받쳤다.
민간 내수도 개선됐다. 소비지출과 민간 고정투자를 합친 실질 민간 국내 최종판매는 2분기 4.2% 증가했다.
이 수치는 1분기 1.7% 증가보다 높아졌다. 무역과 정부 지출처럼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하고 보면 미국 경제의 내부 수요가 더 강했다는 뜻이다.
주택을 제외한 기업투자는 2분기 8.5% 늘었다. 포춘은 이 증가세가 AI 투자 붐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이번 수치는 AI 투자가 거시지표에 미치는 효과가 단선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투자는 늘었지만 관련 장비 수입이 함께 커지면 GDP 성장률에는 다른 방향으로 반영될 수 있다.
본지도 앞서 AI 서버와 반도체 장비 구매가 투자 확대의 신호로 보이더라도 해외 생산분은 국내 생산 증가로 같은 폭만큼 반영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번 2차 추정치도 같은 논점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한국 독자에게는 반도체와 AI 장비 수요의 귀속이 중요하다. 미국 기업의 AI 투자가 늘어도 장비가 어디에서 생산됐는지에 따라 미국 성장률과 글로벌 공급망에 나타나는 효과는 달라진다.
물가 부담도 남아 있다. BEA는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다고 밝혔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3.3%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중시하는 물가 지표가 목표치 2%를 웃돌면서 성장 둔화와 물가 부담이 동시에 놓인 모습이다.
본지는 앞서 미국 7월 물가와 2분기 성장률 지표가 위험자산 시장의 주요 확인 변수로 꼽힌다고 전했다. 2분기 GDP 최종치는 9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