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코(PIMCO)가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를 두고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국채 발행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무부가 장기물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 달러(약 5조5400억원)로 늘리면서 시장 개입 방식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티파니 와일딩(Tiffany Wilding) 핌코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시간 27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재무부 발표 이후 많은 투자자가 이 원칙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밝혔다고 연합인포맥스는 전했다.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백은 시장 기능에 도움을 주고 시간이 지나며 평균적으로 재무부 차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우리의 견해"라면서도 "재무부 혼자서는 장기국채 가격을 결정하는 펀더멘털을 완전히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19일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국채의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약 2조770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적용 기간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다.
재무부는 다음 분기 차환 발표일인 11월 4일 향후 바이백 규모에 대한 추가 정보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번 조치가 정례 차환 발표와 별도로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만기 전에 시장에서 되사는 조치다. 재무부는 이 제도를 현금 관리와 유동성 지원 목적으로 운용한다.
유동성 지원 바이백은 시장 참가자가 오래된 국채를 팔 수 있는 정기적 기회를 제공해 거래 여건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둔다. 특정 만기 구간에서 거래가 둔해질 때 매도 수요를 받아주는 방식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규모보다 방식이다. 재무부가 유동성 지원을 이유로 장기물 바이백 확대를 꺼냈지만 발표 시점이 정례 차환 발표와 떨어져 있어, 장기 금리 움직임에 맞춰 재무부가 시장 타이밍을 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1970년대를 경고 사례로 들었다. 그는 당시 재무부가 유리한 발행 시점을 고르려다 투자자를 반복적으로 놀라게 했다고 설명했다.
국채 시장에서는 발행량과 일정의 예측 가능성이 신뢰의 기반으로 꼽힌다. 이 틀이 흔들리면 차입 비용을 낮추려는 조치가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채 바이백 확대가 재정증권 발행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재무부가 수익률곡선의 긴 구간에서 입찰 일정을 명확히 예고하는 정책을 포기했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핌코는 월가 대형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에 들어가 있다. 채권 운용사의 지적은 미국 국채 시장의 신뢰 문제와 맞물린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미국 장기금리는 달러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와 함께 주요 변수로 읽힌다. 본지는 앞서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 달러로 확대한 조치가 양적완화 논쟁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이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재무부 일반계정을 국채 바이백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 핌코 보고서는 재무부가 바이백을 확대하더라도 국채 시장의 원칙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재무부는 스스로가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미국 정부 자금 조달을 위해 의존하는 시장의 타이밍을 맞추기에는 너무나 크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잘 이해하는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하면서도 유연한 틀이 모두에게 이롭다고 했다.
재무부의 장기물 유동성 지원 바이백 확대는 9월 9일부터 시행된다. 다음 분기 차환 발표일인 11월 4일에는 향후 바이백 규모에 대한 추가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