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스타트업 시장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출자 규모가 거대한 대형 자금 유치 소식을 쏟아냈다.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이벤트 기반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과 오픈 스탠다드를 기반으로 한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사 리플렉션 AI로, 각각 무려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며 주간 최고 금액 공동 1위에 올랐다.
폴리마켓은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Intercontinental Exchange, ICE)로부터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ICE는 뉴욕증권거래소 등 주요 거래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폴리마켓은 사전 기업가치 80억 달러(약 11조 5,200억 원)를 평가받았으며, 향후 정치, 스포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확률 기반 예측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동일한 금액을 확보한 리플렉션 AI는 엔비디아(NVDA)를 비롯한 여러 벤처 투자사로부터 20억 달러를 시리즈 B 라운드에서 조달받았다. 뉴욕 기반의 이 스타트업은 오픈 스탠다드에 기반한 차세대 AI 모델을 개발 중이며, 불과 7개월 전보다 15배나 상승한 기업가치 80억 달러를 기록하며 공개 인공지능 개발 진영의 주요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대형 자금 유치가 이어졌다.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베이스파워는 가정용 배터리 전력 시스템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시리즈 C 라운드에서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조달했다. 이로써 베이스파워의 누적 자금 유치액은 13억 달러를 넘어섰다.
우주 기술 스타트업 스톡스페이스는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를 개발 중으로, 미국 혁신기술펀드 주도의 시리즈 D 펀딩에서 5억 1,000만 달러(약 734억 원)를 확보했다. 여기에 실리콘밸리은행이 선도한 1억 달러(약 1440억 원) 규모의 부채 금융까지 더해 발사체 생산능력 확대와 케이프커내버럴 발사 복합 단지 가동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이외에도 생명과학, 의료기술, 법률 AI 등을 아우른 스타트업들의 대형 자금 유치도 주목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의 익스페디션 테라퓨틱스는 염증성 호흡기 질환 치료제의 임상 2상을 추진하기 위해 소핀노바 인베스트먼트와 노보 홀딩스의 공동 주도로 1억 6,500만 달러(약 2,376억 원)를 조달했다.
퍼스널 인저리(개인 상해) 법률 시장을 겨냥한 AI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븐업은 기존 투자자인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가 주도한 시리즈 E 라운드를 통해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20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의료 서비스 스타트업 듀오스는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헬스 플랫폼으로 1억 3,000만 달러(약 1,872억 원)를 FTV 캐피탈의 주도 하에 확보했다. 또한, 뇌 면역 연구를 바탕으로 치료제를 개발 중인 닐로 테라퓨틱스는 1억 100만 달러(약 1,454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이끌어냈다. 항암 면역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토를 바이오테라퓨틱스는 시리즈 C 라운드에서 9,600만 달러(약 1,382억 원)를 끌어들였으며, AI 법률 도구를 제공하는 하비는 EQT 그로스로부터 5,900만 달러(약 850억 원)를 유치해 국제 시장 확장을 본격화한다.
이번 집계는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사이 미국 기반 스타트업들이 발표한 대형 자금 유치 기록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약간의 발표 지연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주요 라운드는 로딩을 마친 상태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이번 주의 트렌드는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여전히 AI, 에너지, 바이오와 같은 핵심 성장 축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