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급락했다. 10% 이상 빠지자 “끝났다”는 말이 나왔지만, 이런 장면은 이제 새롭지 않다. 비트코인은 지난 15년 동안 수십 번 무너졌지만, 그때마다 더 넓은 기반 위로 올라섰다. 이번 하락도 다르지 않다.
이번 조정은 과열된 단기 자금이 빠져나가며 생긴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다. 미 연준의 긴축 발언이 시장 심리를 흔들었지만, 기관 자금의 순유입은 멈추지 않았다. 글로벌 현물 ETF를 통해 꾸준히 들어오는 자금이 그 증거다. 가격은 흔들려도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비트코인은 투기 대상이 아니다.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된, 검증 가능한 희소 자산이다. 중앙은행의 결정이나 정부의 통화정책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세계 자금이 비트코인을 ‘저축의 대체 수단’으로 보기 시작했다.
여기서 핵심은 ‘화폐 프리미엄(Monetary Premium)’이다. 집과 주식은 원래 사용 (Utility) 가치로 평가돼야 한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자, 사람들은 부를 지키기 위해 이 자산들을 저축 수단으로 삼았다. 그렇게 실질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 붙었다. 이게 바로 화폐 프리미엄이다 — 돈으로 쓸 수 없는 자산이 돈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생긴 거품이다.

현재 이 프리미엄은 전 세계적으로 약 800조 달러에 달한다. 만약 그중 일부가 비트코인으로 이동한다면, 시장의 무게 중심이 바뀐다. 단순한 전망이 아니라 자금의 ‘물리 법칙’이다. 더 나은 저장 수단이 생기면 자본은 자연스럽게 그리로 간다.
본지는 2017년 2월, 첫 기사로 ‘디지털 화폐 컨퍼런스 개최’를 다뤘다. 당시엔 “미들맨 없는 화폐의 시대”가 다소 이른 예언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이다. 8년이 지난 오늘, 본지는 30만 번째 기사를 냈고, 비트코인은 여전히 작동 중이다.
단기 등락에 휘둘릴 이유는 없다. 이번 하락은 방향 전환이 아니라 조정이다. 비트코인은 무너질 때마다 강해졌고, 시장은 점점 그 논리를 따라가고 있다. 지금의 조정은 끝이 아니라, 다음 상승을 위한 숨 고르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