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비트코인은 25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다."
"가짜 돈(Fiat)을 버리고 비트코인을 평생 보유하라."
자신을 '반(反) 화폐 예언가'로 칭하며 수백만 추종자들에게 강력한 홀딩(Hodl)을 주문했던 로버트 키요사키. 그가 최근 비트코인 9만 달러 구간에서 약 225만 달러(한화 약 31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은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팩트만 놓고 보면 그는 훌륭한 트레이더다. 개당 6,000달러에 매수해 9만 달러에 팔았으니, 엄청난 수익률을 거뒀다. 하지만 그가 대중에게 설파해온 '신념'을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는 시장이 30% 조정을 받으며 패닉에 빠진 순간, 누구보다 빠르게 '매도' 버튼을 눌렀다.
그의 매도 변명은 "사업 확장을 위한 현금 흐름(Cashflow) 확보"였다. 물론 자본가로서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그가 그토록 비판해온, 공포에 질려 장기적인 부를 걷어차는 '가난한 아빠'의 전형적인 모습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 비트코인이 25만 달러에 갈 것이라던 자신의 예언을 스스로 믿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번 225만 달러의 엑시트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냉혹하지만 명확하다.
첫째, 베스트셀러 저자가 당신의 계좌를 지켜주지 않는다. 키요사키에게 비트코인은 필요할 때 팔아치울 수 있는 수단이었지만, 그의 말만 믿고 고점에 들어온 개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둘째, 가장 큰 적은 '공포'다. 아이러니하게도 키요사키는 감정적인 결정이 어떻게 장기적인 부를 파괴하는지 몸소 보여주었다.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존버'를 외치고 있는데, 정작 리더는 배에서 뛰어내린 셈이다.
이제 우리는 그를 '부자 아빠' 대신 '헷갈리는 아빠(Confused Dad)'라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2026년 비트코인이 정말 25만 달러에 도달한다면, 9만 달러에 내린 그는 희대의 조크로 남을 것이다.
결국 남는 것은 하나다. DYOR(Do Your Own Research). 유명인의 전망은 참고 자료일 뿐이다. 225만 달러를 챙겨 떠난 그를 원망할 시간에, 스스로 공부하고 나만의 확신을 세워야 한다. 타인의 확신에 내 돈을 맡기는 것만큼 위험한 도박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