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을 '암호화폐의 한 갈래'가 아닌 '차세대 금융 운영체제(OS)'로 다시 정의한 국내 첫 전략 분석서가 나왔다. 삼성페이 개발을 주도한 박재현 전 삼성전자 상무와 업비트 초기 개발에 참여한 박지수 수호아이오(Sooho.io) 대표가 공동 집필한 『코어 스테이블코인 — PayFi와 AI가 바꾸는 부의 지도』가 이달 말 교보문고·YES24·알라딘 등 주요 서점에서 출간됐다.
저자들은 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은 코인이 아니라 화폐·결제·정산·신용을 통합하는 코어 레이어"라고 단언한다. 2026년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연간 결제 처리량이 이미 비자(Visa)·마스터카드를 넘어선 상황을 출발점으로 삼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왜 스테이블코인을 경계하는가 ▲은행은 사라질 것인가 진화할 것인가 ▲원화(KRW) 스테이블코인은 한국 금융에 어떤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AI 에이전트 경제는 통화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 네 가지 질문을 축으로 논의를 풀어 간다.
■ 투자서도, 기술서도 아닌 '설계서'
『코어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차별점은 시중에 나와 있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서적 대부분이 머무는 '투자 가이드'나 '기술 매뉴얼'의 영역을 벗어나, 금융 인프라의 '설계서(blueprint)' 자리에 스스로를 위치시킨다는 점이다.
해외 사례 요약에 그치지 않고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망분리 규제 ▲은행 연계 구조 등 한국적 규제 환경을 전제로 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아키텍처와 Solidity 예제 코드까지 제시해, 실제 구현 단계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PayFi OS 구조와 AI 에이전트의 자율 결제 메커니즘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정리한 것도 기존 단행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시도다.
자본시장 관점에서도 시야가 넓다. 블랙록과 JP모건이 왜 미 국채를 토큰화하는지, 전통 금융이 어떤 구조로 스테이블코인을 흡수해 가는지를 금융·자본시장 구조 관점에서 해부한다. 여기에 AI 전자인격, 배상 책임, 규제 설계 등 기존 도서가 외면해 온 법적·제도적 쟁점까지 끌어들였다. 저자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규제는 금지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 다섯 가지 핵심 명제
책이 제시하는 핵심 주장은 다섯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스테이블코인은 '코인'이 아니라 화폐·결제·정산·신용을 통합하는 코어 레이어다. 둘째, 은행은 사라지지 않지만 '건물'이 아닌 '코드와 신뢰로 존재하는 인프라'로 진화한다. 셋째,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거래소에 위기인 동시에, 한국 금융이 글로벌 인프라로 도약할 드문 기회다. 넷째, AI 에이전트 경제에서는 지갑·자본·책임을 가진 '알고리즘 법인'이 등장한다. 다섯째, 규제는 금지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박재현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확장판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의 재설계"라고 강조했다. 박지수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한국이 디지털 화폐 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
■ 'Core 시리즈' 저자와 보안·CBDC 현장 전문가의 협업
박재현 대표는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으로, 현대전자에서 ODBMS 개발을 시작해 삼성전자 상무 시절 삼성페이 개발을 주도했다. SK텔레콤 전무를 거쳐 두나무 계열 블록체인 기업 람다256(Lambda256)을 창업했다. 국내 개발자들에게는 『Core Java』, 『Core CORBA』, 『Core Ethereum』으로 이어지는 'Core 시리즈' 저자로 더 익숙하다.
박지수 수호아이오 대표는 대학 시절 비트코인 채굴로 블록체인에 입문해 두나무에서 업비트 초기 개발에 참여했다. 2018년 블록체인 보안 기업 수호아이오를 창업한 뒤 한국은행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디지털 바우처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바이낸스 SAFU 해커톤 최고기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디지털 자산 결제·정산 인프라 '프로젝트 남산(Namsan)'을 이끌고 있다.
■ 입법·전략·창업 현장을 겨냥하다
저자들은 이 책의 주요 독자층으로 ▲기획재정부·국회·규제기관 등 디지털 자산 입법·전략 담당자 ▲실물자산 토큰화(RWA)·AI·PayFi 메가트렌드를 구조 단위로 이해하고자 하는 벤처캐피털(VC) 및 전략 투자자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검토 중인 은행·핀테크·거래소의 기획·전략 담당자 ▲규제 준수형 결제 시스템과 AI 에이전트 금융을 설계하려는 Web3·AI 창업가를 꼽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된 시점에, 책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한국은 스테이블코인을 '관리해야 할 위험'으로 다룰 것인가, '설계해야 할 인프라'로 받아들일 것인가. 답을 내리기 전에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서가 한 권 늘었다.
『코어 스테이블코인 — PayFi와 AI가 바꾸는 부의 지도』는 교보문고·YES24·한빛출판네트워크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