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브런(CVX)이 업계의 갈등을 딛고 헤스(HES) 인수를 완결지었다. 530억 달러(약 76조 3,000억 원)에 달하는 이번 거래는 엑슨모빌(XOM)이 제기한 국제 중재 건에서 셰브런이 승소하면서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번 중재는 파리 소재 국제상공회의소(ICC)에서 다뤄졌다. 문제의 핵심은 기아나 해역 유전 지분을 포함한 헤스 인수 계약에 있어 엑슨모빌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의 선매권 소지 여부였다. 기아나의 스타브로에크 블록은 110억 배럴 이상의 석유 매장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ICC는 이 쟁점에 대해 셰브런의 손을 들어주며, 해당 인수가 경쟁사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셰브런은 “기아나 해양 자산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인수 조건을 충족했다”며 최종 거래 완료를 공식 발표했다.
헤스를 품에 안은 셰브런은 자사의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미국 바큰 셰일 자산과 함께 또 하나의 세계적 유전 거점을 추가하게 됐다. 특히 기아나 유전 지분 30% 확보는 향후 셰브런의 생산 역량 확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엑슨모빌은 이번 판정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회사 측은 “기아나 프로젝트의 초기 개척과 개발에 참여한 기업으로서 합법적 선매권을 행사하려 했으며, 이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셰브런과의 협력을 지속할 뜻도 함께 내비쳤다.
헤스는 이번 중재 결과나 인수에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셰브런과 엑슨모빌, 헤스 등 세 회사의 주가는 이번 발표 이후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연초 대비로는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