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6개월째 교착 상태에 머물면서 호르무즈 해협과 유가가 위험자산 시장의 거시 변수로 남았다. 전쟁의 직접 승패보다 원유 수송, 해운 보험, 제재 회피 차단이 시장의 확인 지점이 됐다.
AP는 전쟁 개시 6개월 뒤에도 뚜렷한 출구가 보이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가 추가 공습보다 경제 압박으로 무게를 옮겼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는 전쟁 초기 목표가 아니었지만, 현재는 미국의 주요 관심사로 올라섰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흐름의 약 5분의 1을 맡았다. 해협 통항 차질은 원유 가격뿐 아니라 비료, 해운, 보험 비용으로 번졌다. 한국 시장에는 수입 물가와 달러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를 흔드는 경로로 닿는다.
로이터는 27일 이란과 오만의 대화 기대가 커지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86.48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0.83달러로 내렸다고 전했다. 브렌트유는 4거래일째, WTI는 5거래일째 약세 흐름에 놓였다.
하루 전 로이터 보도에서는 브렌트유가 87.84달러, WTI가 82.23달러로 제시됐다. 가격은 협상 기대와 해협 통항 뉴스에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로이터는 시장의 관심이 지속적 교란보다 부분 재개와 협상 운송 가능성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석유액체 수송량은 2026년 2분기 하루 490만 배럴로 줄었다. 충돌 전인 2025년 4분기 평균은 하루 2160만 배럴이었다.
EIA는 8월 11일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2026년 3분기 브렌트유 평균을 85달러로 봤다. 이 수치는 해협 흐름이 9월부터 서서히 늘어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교역·생산 패턴이 충돌 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2027년 초까지 걸릴 수 있다고도 봤다.
무역 쪽 부담도 이어졌다. 세계무역기구(WTO)는 8월 21일 기준 호르무즈 상황과 관련된 무역·무역 관련 조치를 추적하는 상황표를 유지하고 있다. WTO는 이 표를 투명성 제고를 위한 비공식 상황보고로 설명했다.
호르무즈 문제는 에너지에만 그치지 않는다. 원유와 석유제품 이동이 막히면 운송비와 보험료가 오르고, 이는 비료와 식량 등 다른 품목의 비용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큰 시장에서는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크립토 시장과의 직접 연결점은 전쟁 자체보다 제재 집행에서 더 분명하다. 미국 재무부는 7월 29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에 강제 보험을 팔고 디지털 자산으로 대금을 받은 이란 측 구조를 제재했다.
미국 재무부는 8월 7일에도 이란 정권이 수십억 달러를 세탁하는 데 의존한 디지털 자산 거래소들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7월 10일에는 이란 환전소 네트워크가 연간 수십억 달러를 움직이는 구조를 겨냥했다.
이는 이란 원유 수출 차단이 디지털자산 제재 집행으로 확대된 흐름과 맞물린다. 전쟁 장기화는 유가 변동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거래소, 장외 결제망을 둘러싼 제재 리스크를 키웠다.
위험자산 시장과의 연결도 간접적이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통항과 유가가 인플레이션 기대, 금리 경로, 달러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도 확인된 경로는 유가와 물류비, 제재 집행이다.
다만 전쟁 장기화가 곧바로 비트코인(BTC) 가격 방향을 정한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 이번에 확인된 사실은 호르무즈 통항 차질, 유가 변동, 무역 비용, 디지털 자산 제재 강화다.
시장 영향은 이 네 경로가 실제 가격과 유동성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달려 있다. EIA의 유가 전망도 호르무즈 흐름이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