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에서 인공지능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도요타자동차의 시가총액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3일 오전 도쿄 주식시장에서 낸드플래시 제조사 키옥시아 주가는 전일보다 7% 오른 8만3,140엔까지 뛰었고, 시가총액도 한때 45조엔을 넘어섰다. 이 영향으로 일본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는 한때 소프트뱅크그룹, 키옥시아, 도요타자동차 순으로 재편됐다. 다만 오전 10시 3분 기준 키옥시아 주가가 7만8,690엔으로 내려오면서 도요타는 다시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번 순위 변동은 일본 증시에서 인공지능 수혜주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 키옥시아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저장장치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대용량 정보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 수요도 함께 커지는데, 시장은 이런 흐름이 일시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키옥시아는 투자설명회에서 주요 수요처와 장기 계약이 늘고 있다고 밝혔고, 배당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누진 배당 도입 검토와 자사주 매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런 주주환원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시가총액 순위는 지난해 6월 159위에서 1년 만에 한때 2위까지 치솟았다.
소프트뱅크그룹과 반도체·부품 기업들로의 자금 쏠림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일 도요타를 제치고 일본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소프트뱅크그룹에 이어, 3일에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관련 종목 강세에 힘입어 닛케이225평균주가가 장중 한때 전일 대비 1,438.52포인트, 2.16% 오른 6만8,172.76까지 상승했다. 닛케이지수가 장중 6만8,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적층세라믹콘덴서(전자기기 전류를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부품) 업체인 무라타제작소 시가총액도 이날 오전 한때 20조엔을 웃돌았다.
반면 도요타는 전통 제조업 대표주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장의 관심 중심에서는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 주가가 인공지능 관련주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배경으로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을 꼽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개정 협상에서 미국산 부품 비중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점은 북미 생산망 의존도가 높은 완성차 업계에 부담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일본 증시에서 인공지능 인프라와 반도체 공급망 관련 기업의 재평가를 더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