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026년 6월 22일 장중 주가 급등에 힘입어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1분 기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2천84조6천544억원으로, 삼성전자 2천84조1천983억원보다 4천561억원 많았다.
이번 순위 역전은 국내 증시를 대표해 온 두 반도체 대형주의 흐름이 인공지능 확산과 맞물려 다시 평가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1999년 7월 29일 처음 시가총액 1위에 오른 뒤, 2000년 11월 21일 이후로는 줄곧 선두를 지켜왔는데, 이번에 약 25년 7개월 만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됐다.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시장의 관심이 어디에 더 쏠렸는지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날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5.82% 오르며 상승폭을 키운 반면, 삼성전자는 0.71%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누적 상승률도 SK하이닉스가 341.9%로 삼성전자 197.7%를 크게 앞질렀다. 인공지능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사업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가 더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사업 구조가 넓게 퍼져 있어 최근의 반도체 초강세가 기업 가치에 그대로 반영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 우선주인 삼성전자우까지 합쳐 보면 전체 시가총액 규모는 여전히 삼성전자 쪽이 더 크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의 합산 시가총액은 2천268조1천983억원으로,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의 109%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미국주식예탁증서(ADR·외국 기업이 미국 투자자들이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권) 상장 기대감도 함께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제출했다.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얼마나 이어지느냐,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자 어떤 방식으로 성장성을 증명하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 주도주의 무게중심이 계속 달라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