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일 최근 이틀간의 급락세를 딛고 장 초반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개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은 다소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219.90포인트(3.03%) 오른 7,466.69를 기록했다.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239.85포인트(3.31%) 상승한 7,486.64로 출발했고, 장중 한때 7,543.86까지 올라 7,5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상승률은 1% 안팎으로 좁혀지며 7,300선에서 등락했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밀리면서 가격이 과도하게 낮아졌다는 인식이 퍼졌고, 여기에 미국 반도체주 반등과 코스피200 야간선물 강세가 겹치며 저가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반등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944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도 8천735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1천644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은 1조1천7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시장에서는 옵션 만기일에는 파생상품과 현물시장의 거래가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어, 평소보다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주목하고 있다.
이번 반등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었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탓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가 각각 1.09%, 0.28% 내렸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20%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가 사실상 끝난 것 같다고 언급하며 추가 타격 가능성을 시사한 점은 불안을 키웠지만, 이후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공포가 일부 진정됐다. 동시에 미국 반도체 업종에는 반발 매수세가 들어왔다. 애플과의 300억달러 규모 반도체 공급 계약 확대 소식에 브로드컴이 4.83% 급등했고, 샌디스크는 6.77%, 마이크론은 1.11%, 엔비디아는 3.65%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23% 상승했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도 이런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 삼성전자는 2.88% 오른 28만5천500원에 거래됐고, 장 초반에는 29만1천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7.51% 상승한 223만2천원을 나타냈으며, 장중 한때 227만원까지 회복했다. 오는 10일 예정된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감도 주가를 밀어 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현지시간 8일 블룸버그 통신은 SK하이닉스의 ADR 수요예측에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렸다고 전했다. 공모가가 전날 종가 기준으로 정해질 경우 조달 규모는 245억달러, 약 37조1천400억원으로 알리바바에 이어 외국 기업의 미국 상장 가운데 역대 2위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 SK스퀘어, 삼성전기, LG에너지솔루션, KB금융, HD현대중공업 등도 상승했고, 현대차,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반등 흐름에 동참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27.73포인트(3.53%) 오른 812.73으로, 전날 약 10개월 만에 무너졌던 800선을 하루 만에 다시 회복했다.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성엔지니어링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상당수가 올랐고, 일부 종목만 약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제조, 의료·정밀기기의 상승폭이 컸고 보험, 오락·문화, 섬유·의류는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락에 따른 낙폭 과대 인식과 미국 반도체주 반등이 국내 증시의 되돌림 장세를 만들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중동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옵션 만기일 수급 변수도 남아 있는 만큼, 이 같은 반등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외부 불안 요인이 얼마나 빠르게 진정되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있다.


